청주는 문화도시다. 그렇게들 부른다. 누가 가져다 붙인 ‘찬사’인지는 몰라도 교육도시 혹은 문화도시라는 호칭이 청주사람들의 귀에 낯설지 않다. 문화의 범주가 음악이나 미술, 공연 등에 머물지 않는 이 시대에 청주는 과연 어떤 문화의 도시일까?

대한민국에서 가장 섭외가 어렵다는 지성, 안철수가 지난 10일 청주예술의전당에 왔다. 연간 80여 차례나 강연에 나서지만 공익성이 결여된 강연이나 기업이 주최하는 강연에는 여간해서 나서지 않기 때문에 섭외 성공률은 3% 미만이라고 한다. 오직 돈으로 그를 데려오는 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사실 이미 그는 부자다. 그는 의사라는 보장된 길을 버리고 국내 최초로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했다. 보안솔루션 안철수연구소의 대주주인 그의 주식보유액은 국내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8월19일 현재 1523억원이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변화와 도전, 그리고 이어진 성공에서 그가 여간 냉철한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다른 부자들처럼 천박하지도 야멸치지도 않다. 그는 따뜻하게 청춘들의 고민을 듣고 정성스럽게 조언해준다. 냉철한 머리에 따뜻한 가슴을 소유했다는 것이 그가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최고의 멘토가 된 이유다.

시민들의 열광…언론의 무관심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은 이날 평화재단(이사장 법륜스님)이 주최하는 ‘희망공감 청춘콘서트’ 차 그의 토크파트너인 시골의사 박경철(안동 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과 함께 청주에 왔다. 2009년부터 시작된 이 돈 안 되는 대담콘서트는 전국 32개 도시를 돌며 진행 중이다. 광고도 하지 않는다. 물론 표도 팔지 않는다. 오직 인터넷을 통해 청춘의 고민을 듣고 예약을 받는다.

청주행사에는 1800여명이 몰렸다, 불과 4시간 만에 예약이 끝났다. 예술의전당 정원은 1500석인데, 혹여 신청해 놓고 안 오는 사람이 있을까봐 10% 정도 더 예약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예약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몰려왔고 결국 통로에까지 빼곡하게 사람들이 들어찼다. 또한 청춘들은 울고 웃으며 열광했다. 이것을 보면 청주시민의 수준은 문화도시에 걸맞다.

그러나 지역의 언론사들은-충청리뷰를 포함해-이날의 열풍을 주의 깊게 다루지 않았다. 예고 기사 정도를 던졌을 뿐 애프터서비스는 거의 없었다. 그래도 사진기사 정도로 결과를 알려준 신문사는 좀 나았다. 다행인 것은 인터넷을 통해 타 시도의 청춘콘서트 기사를 충분히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염치없는 얘기지만 궁금한 독자들은 타 지역의 언론보도를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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