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재산 보복수사라면 국정원 즉각 폐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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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재산 보복수사라면 국정원 즉각 폐원해야"
  • 신용철
  • 승인 2011.08.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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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산 보광암 칩거 명진스님, 이명박 정부에 일갈
따끈따끈 Hot 인터뷰 <민족21> 발행인 명진 스님

충북 제천 보광암에 칩거 중인 명진 스님. 사진/육성준 기자
"이명박 정권에 있는 고위공직자들은 북쪽에서 남한 전부를 망하게 하려고 보낸 간첩들 같다. 왜 위장 전입을 하나. 위장은 북쪽 간첩들이 남파되었을 때 하는 거다. MB 정부는 집단 위장 전입자들이다"

18일 충북 제천 월악산 기슭의 보광암에서 만난 명진 스님은 기자의 질문에 거침없는 사자후를 토해냈다.

지난 5월 초부터 이곳에 칩거 중인 명진 스님은 앞서 16일 그의 홈페이지 단지불회(但知不會)에서 '산중한담'을 통해 "MB시대에 와서 막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최근 검찰총장에 임명된 한상대는 심각하다. 위장전입 두 번이라는 불법을 저질러 놓고도 다른 사람이 위장전입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처벌하겠다고 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14일로 끝난, 하안거 신묘년 회향법회(이웃과 함께 하는 100일 기도)로 피곤할 법도 한 데 명진 스님의 눈빛과 말은 추상같이 날카롭게 살아있었다.

"어디 위장 전입 뿐이겠는가. 소위 기득권 층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 안보를 논하는 고위 관료 중에 1~2명만 빼고 모두 군대를 가지 않았다. 다리를 못 쓰거나 하면 이해가 된다. 그것도 아니면서 테니스는 왜 치나. MB 정부는 한 마디로 블랙코미디다. 박정희부터 노태우 대통령까지의 군사정권을 독재정권이라고 한다. MB 정권은 그야말로 잡범 정권이다. 잡범들이 민생을 논하고 국가 안보를 논하니까 국민들이 우습게 본다." 

"<민족 21> 압수수색은 나 겨냥"

공안당국은 최근 '왕재산 사건'과 관련해 명진 스님이 7년 동안 발행인으로 있는 <민족21>의 정용일 편집국장, 안영민 편집주간과 그의 부친 안재구 씨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고 난 뒤,  명진 스님은 지난 4일 서울 장충동 만해NGO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수사가 나에 대한 보복 수사이거나 정치적 의도에 따른 부당한 수사로 드러날 경우 국정원은 즉각 폐원하고 원세훈 원장은 사퇴해야 할 것"이라며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와 같이 주장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들을 설명했다.

명진 스님은 "MB 정권은 그야말로 잡범 정권"이라며 "잡범들이 민생을 논하고 국가 안보를 논하니까 국민들이 우습게 본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MB정권에서는 정부, 여당, 국정원, 검찰 등 전방위적으로 싸우는 내가 제일 미울 것이다. 이런 나에게 흠집을 내고 싶었을 것이다. 나를 지지하는 많은 신도들 중에는 중산층이 많다. 이들 가운데는 조선일보를 보는 분들이 많다. 조선일보 '<민족21>, 천안함 폭침 주도한 北정찰총국 지령받아' 제하의 기사를 보고 우리 신도들이 얼마나 놀랐겠나. 우리 스님이 북의 지령을 받는다며 무서워하지 않겠냐 말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공안 사건 만들기'로 규정했다. 공안당국에서 언론에 슬쩍 흘리면, 보수언론은 그것을 받아 쓰며 사건을 키우고 그 언론보도를 다시 공안 당국이 받아 쓰는 것이라 해석했다.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장은 "<민족21>은 한국 사회의 여론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꼭 살아남아야 할 월간지"라고 강조한 뒤, "그런데 터무니없는 혐의로 이를 말살하려는 권력과 그것을 아무런 부끄럼 없이 받아쓰는 신문을 보면 새삼 겨레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 정권이 재생산 가능성이 높고 '국정원 기관지'로 비판받은 신문은 종합편성 채널까지 거머쥐고 있기에 더 그렇다"고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이런 공안 사건 만들기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남쪽 사회가 북쪽 같은 체제를 인정하는 것은 끝났다. 체제 경쟁에서 북쪽은 이미 졌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경제적으로 북쪽을 포용을 하면서 타고난 민족적 숙명으로 평화통일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우호적인 <민족21>의 강성매체(?)적인 성향을 두고 불만이 많은 국민들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북쪽의 나쁜 것은 조중동에서 다 쓰지 않냐"면서 "사람이 잘 한다고 칭찬하면 더욱 잘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인민을 배고프게 하는 죽일 놈들이라고 하기보다 살살 달래서 남과 북이 화해하고 하나 될 수 있는 것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재벌 정책에 서민만 죽어"

부도덕과 불의에 대해서는 가열한 죽비소리를 내리면서도 수행자가 가야할 길은 어렵고 고통 받는 이웃을 향하는 것이라 말하는 명진 스님. 스님은 봉은사 주지로 있을 때, 매일 1000번씩 부처님께 절을 올리는 1000일 기도가 끝난 후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이 용산참사 현장이었다.

그리고 스님은 억울하게 운명을 달리한 이들을 위해 기도를 하며 조용히 눈물을 흘려 일행들을 더욱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기자가 스님을 찾았던 날은 마침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의 청문회가 있었던 날이었다.

한진중공업 사태를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스님은 "한국 사회는 천민자본주의가 되어 부자는 계속 잘 살고 가난한 자는 계속 못 사는 계급이 형성되었다"며 "재벌들이 정신을 차려서 국민과 함께 더불어 사는 재벌이 되야 존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라면 모름지기 이런 사태를 보며 밤에 잠이 안 와야 정상"이라면서 "그런데 MB는 재벌들에게 돈이 가면 서민들에게 갈 것 같다고 생각한다. 부자들을 위한 경제정책으로 서민들은 더 죽어간다"며 안타까워했다.

명진 스님은 ‘이웃과 함께 하는 100일 기도’ 마지막 법회에서 신도들에게 단지불회를 중심으로 해서 매월 만원씩 후원하는 만 명을 모집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현재 자승 총무원장이 종회의장 시절, 불교 행정부를 감시해야 할 종회의장이 MB대선 캠프 상임의장을 하는 모습을 보며 명진 스님은 낙담했었다고 한다.

명진스님은 "한국불교의 그릇된 행태를 바꾸려면 출가자는 안 되고 재가자가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한국 불교의 혁명적 개혁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선포하게 됐다"고 밝혔다.   

왕재산 사건이란?

이른바 '왕재산 사건'은 7월 4일 국정원이 9명을 압수수색하고 1명을 구속하면서 시작돼 현재까지 모두 5명이 구속되고 40여명이 참고인,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는 공안사건이다. 국정원은 이들이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북한정찰총국의 지령을 받고 지하당 구축을 시도하며 정보보고를 한 혐의를 두고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국정원은 명진 스님이 발행인으로 있는 월간지 <민족21>의 정용일 편집국장, 안영민 편집주간 등에 대해서도 가택 압수수색과 수차례 소환조사를 벌였으나 공작원과 접촉하고 정보를 줬다는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왕재산은 항일무장투쟁과 관련해 북한이 성역화하고 있는 곳의 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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