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과 갈등 주민들 ‘보이콧’ 프로그램 수준도 ‘미달’

올해로 11회를 맞은 ‘생거진천농다리축제’가 지난 21일 3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주최 측은 이것저것 프로그램을 선보였지만 정작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농다리를 알리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축제 장소마저 농다리와 동떨어져 손님을 맞이해야 할 이곳의 주인인 주민들이 불참하며 반쪽행사로 전락했다.

지금껏 농다리축제는 마을주민들이 조상의 슬기로운 지혜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원제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열렸지만 올해는 기원제가 열리지 않았다. 마을주민들은 축제가 확대되면서 그동안 행사를 이끌었던 주민들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올해는 이시종 지사를 비롯해 많은 외부 인사들이 농다리를 방문해 지역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크다.

행사내용도 아쉬움을 남긴다. 개막부터 본 행사까지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농다리의 가치와 특별함을 알리기보다는 보여주기식 행사로 진행돼, 농다리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알리겠다는 취지를 벗어났다. 일부에서는 "먹자판으로 전락했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먹을거리도 문제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나 지역 특산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역특산품 전시장도 없었다. 한 참가자는 “농다리축제라고 해서 농다리와 관련된 특별한 행사가 있을 줄 알았는데 다른 축제와 다른 것이 별로 없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도 불만이 가득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주민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됐다. 주최측인 농다리축제추진위원회와 농다리보존회가 자기들끼리 주먹구구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에서 지원하는 예산이 고작 1000만원이었을 시절에는 주민들이 합심해 잘 해냈는데 예산이 9000만원으로 늘어난 지금은 오히려 주최 측과 주민간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 “농다리 축제는 마을주민들의 행사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군 전체의 축제로 진행되는 만큼 참여 대상을 넓게 봐야 한다”며 “문제점을 보완해 전국에 내놓을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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