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교각 홍수위도 불안...유성훈 전 시의원 행정사무감사서 지적
청주시 8년만 빗물활용시설 등 풍수해저감대책 방재청 승인 요청

물난리 충북도 안전지대 아니다

▲ 기록적인 폭우로 수위가 불어난 청주 무심천 위로 하상도로 시설물들이 간간히 보이고 있다.

충북의 행정 수부도시 청주시가 하루 평균 300㎜이상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무심천 배수문이 막혀 시가지에 물이 차고 신봉동 우시장 부근 준공업지역 300여 가구 1000여명이 물난리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유속이 빨라지는 수중보 인근의 노후 제방이 무너질 경우 남주동, 서문동 등 청주 도심 저지대가 침수될 가능성이 높다.

하천정비기본계획의 홍수대책에 따르면 이미 강서·복대동이 수해 취약지역으로 분류돼 있고 유수면적이 넓은 대신 비교적 얕은 가경·석남천에 일시에 물길이 들어 닥칠 경우 가경·개신·성화지구와 가경·복대동, 분평동 복개천 일원이 물난리를 겪을 수도 있다. 특히 청주시를 가로지르는 무심천(12.0㎞)에 가설된 11개의 교각 중 운천교, 남사교, 청남교, 방서교 등 4개의 교량이 홍수위와 상판 아래 여유고가 1m도 안 돼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범람우려가 있다.

이는 가상 시나리오가 아니다. 지난 2002년 9월13일 청주시의회 제7대 전반기 도시건설위원회 간사였던 유성훈(48) 시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하천정비기본계획에 따른 수방대책을 따져 묻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다. 유 전 의원은 "불명예스럽게 강서1동과 복대동이 상습침수지역으로 돼 있어서 51억 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구체적으로 재난위험지구 관리에 대한 대책이 뭐냐"고 따져 묻고 있다.

“배수문 닫으면 저지대 침수”
그는 "무심천 8개의 배수문 중 펌프장이 설치된 곳은 우암배수문 뿐이라며 계획홍수량과 100년 빈도의 강우량이 307㎜인 상황에서 계획홍수량보다 낮은 시가지 부근의 제방 바로 밑 도로나 시가지는 침수 우려가 있다"며 "지난 1923년 이후 15∼4년 주기로 200㎜ 가까이 비가 왔고 1993년엔 200㎜가 넘게 왔다. 100년 빈도로 하루 300㎜이상 비가 올 경우 배수문을 막아야 하고 배수문을 막다 보면 무심천 상류 부근에 엄청난 물이 쏟아져 직강 및 호안공사를 많이 해 유속이 빠른 상황에서 수동으로 배수문을 닫을 수 있는지"에 대해 꼬집고 있다.

또 "무심천 바닥에 가깝게 설치된 8개의 수문을 통해 하천 역류를 막기 위해 시가지 배수문을 닫을 경우 시가지에 지속적으로 물이 차고 저지대가 침수하게 될 것이다"며 "일본처럼 하도를 설치해 평소 지하도로 관리하다가 집중호우시 빗물을 가두는 시설화 하든지 8개 수문에 저류조와 배수 펌프장을 추가 설치하고 수문도 전동식으로 개선해야 혹여라도 발생할 수 있는 청주도심 침수 사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수동도 문제지만 배수펌프 없어”
유성훈 (청주문화자동차학원장)전 시의원은 "무심천 일원 11개의 수문중 민선4기 들어 25억여원의 재난기금으로 3개 지역에 배수펌프 등을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머지 8개 수문은 아직도 개선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이는 청주시장(본부장)이 직접 상·하반기 2차례 배수펌프 시설을 점검하도록 돼 있는데 업무담장자(과국장) 조차 제대로 점검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적어도 분기별 점검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재난관리과 김종면 복구지원 담당은 "소방방재청에 승인요청을 해 놓은 풍수해저감대책에 예산을 편성해 놓은 상태다"며 "그렇지 않아도 상습침수지역인 신봉동과 내덕동 구MBC청주방송 부지 일원에  빗물 이용 시설인 도심 저류조를 설치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풍수해저감대책은 지난 2004년 정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풍수해저감 종합계획 수립'을 의무화 한 것이다.

지역별 풍수해 위험요인을 사전에 조사해 피해예방을 위한 구조적 대책을 세우도록 한 것이다. 도내에서는 증평군과 괴산군이 가장먼저 소방 방재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상황이고 청주를 비롯한 도내 나머지 시·군도 2013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충북도 치수방재과 이종선 복구지원팀장은 "타 시·도에 비해 1년 앞서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며 "2개팀 8명이 하던 일을 5명이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빗물 활용 도심 저류조가 해법”
물 부족 수원 레인시티 경제효과 배가

서울·강원을 비롯한 전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분산형 빗물관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복개천과 도심 포장으로 지류하천이 사라지면서 짧은 시간에 빗물이 도심하천으로 모여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담수 기능을 가진 도심속 저류조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존 하수 및 배수시설을 늘리는 것만으로 단 시간에 하천 제방을 범람하는 빗물을 처리하는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빗물관리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레인시티(Rain city) 수원이다. 물부족 도시로 알려진 수원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와 녹색성장위원회 공모사업에서 '레인시티 프로젝트'로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원 레인시티 사업은 수원종합운동장에 빗물 저류조를 설치해 수원의 물 자급율 10%에서 50%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집중호우시 담수기능 뿐만 아니라 가뭄에 생활 및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도내에서는 3년 전 상습침수지역인 신봉동 대성중학교에 빗물 저류조를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되다가 안전상의 이유로 도교육청이 불허 하면서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충북도 재난관리과 이종선 복구지원팀장은 "안전조치는 되어 있지만 도교육청 입장에선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대성중학교 운동장에 설치하려던 빗물 저류조 설치를 불허한 것 같다"며 "청주시가 보상비가 들지 않는 학교 운동장, 시유지, 공한지, 공원 등을 관련 사업 부지로 검토중이다"고 전했다.

또 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 뿌리로 수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참나무와 소나무 등으로 수종갱신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사방사업을 위해 무분별하게 심었던 아카시아의 경우 뿌리로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고 위로만 자라 서울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중 하나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또 산사태 매뉴얼을 통한 빠른 대응 조치,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빠른 예보, 풍수해보험 활성화 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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