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배 청주대 총장

김윤배 청주대총장(44)은 지난해 12월 26일 이광택총장이 정년퇴임을 한 다음날부터 총장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당일 교협 교수들의 총장실 점거농성때문에 김총장은 총장실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이어 1월 10일 총장 취임식이 있던 날에도 교수와 학생 20여명은 ‘총장선임 무효’ ‘부도덕한 김윤배총장 취임반대’ 등 피킷을 들고 시위를 벌여 ‘산뜻한 출발’을 하지 못했다.
총장선출 과정에서부터 일부 교수들의 반대가 거세 우여곡절 끝에 총장 자리에 앉은 김총장은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것을 극도로 꺼리나 도내 4년제 대학 총장으로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게 사실이다. 78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수이남 최고의 대학인 청주대학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일거수 일투족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전국대학총학장협의회 등에도 참석하고 지역의 크고 작은 일에도 발걸음을 하는 등 총장역할을 한지 40여일이 된 그를 만났다.

- 취임사에서 김총장은 “지금까지 나의 생활 전체는 설립자의 교육정신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것이었다. 이런 삶은 보람보다는 인내하기 힘든 갈등으로 때로는 현실을 회피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제2의 창학정신으로 이들 모든 문제의 원인과 부정적 현상들을 해결해야 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 나는 설립자 장손으로 청주대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숙명처럼 가지고 살아왔다. 청주대가 90년대 들어 구성원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 앞으로 향후 10여년간 대학발전의 기틀을 마련하지 못하면 도산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대학의 심각한 갈등구조를 대화합의 장으로 전환하고 개혁정책을 누구보다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믿어 총장에 나서게 됐다”

- 그러면 교수들이 왜 김총장을 반대한다고 생각하는가.

“반대하는 사람들도 구성원중의 일부에 불과하다. 인신공격성의 주장이나, 근거도 없고 대안도 없는 반대를 위한 주장에 대해서는 나도 할말이 많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이유는 소모적인 논쟁이 될뿐 학교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그는 꼭 집어 답하지 않고 이렇게 에둘러 말하며 “과거에 집착하기 보다 미래를 위해 전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여러차례에 걸쳐 반대하는 사람들과도 터놓고 대화를 나누며 학교발전을 모색해 보겠다는 말을 해왔는데…

“이번 인사에서 학장, 부속기관장, 학과장 등에 교협 교수들을 23∼24% 임명했다. 또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대학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과감히 수용할 것이다. 교수와 직원들에게 학교운영에 관계된 것이면 어떤 것이든지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해 놓았다.”

- 대학발전계획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싶다.

“나는 취임사에서 대학발전을 위해 4가지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전구성원의 화합, 학생중심의 대학,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대학, 교수의 연구환경 선진화와 교직원 근무여건 개선이다. 이중 화합을 최우선으로 정한 이유는 전구성원들이 화합해 에너지를 결집하면 나머지 부분은 큰 어려움없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생중심 대학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행정체제를 구축하고, 학생을 위한 장학제도와 복지시설을 확충해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대학은 공개강좌 과정을 다양화하고,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해 지역주민들이 수준높은 평생교육의 기회를 갖도록 할 계획이다. 도서관 자료나 전산실 기자재 등도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교수의 연구환경 개선과 근무여건 개선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 박정규 전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복직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김총장은 생각은 어떤 것인가.

“일부에서 계속 보복인사라며 박 전 교수의 복직을 주장하는데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 구성원들의 중론이다. 박 전 교수는 당시 법률과 제 규정에 의거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더구나 그는 교수와 직원들로부터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돼 유죄판결을 받았고, 재임용탈락에 불복해 행정적·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대응했으나 관계기관에서 박 전 교수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문제는 내가 대학과 아무런 관계가 없을 때 발생한 일이므로 재론의 여지가 없다.”

앞으로 지방대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타개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총장은 “충북권과 수도권 남부지역, 청주와 인접한 충남지역 학생들을 모집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입학후 편입으로 이탈하는 경우가 적고, 또 하나는 지역밀착형 대학을 추구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총장 취임식 다음날 그는 부친인 김준철 전 이사장과 함께 검찰에 출두해 청주대와 청석학원의 비리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관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조사중이라 말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현재는 방학중이라서 청주대가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개강을 하면 구성원들의 요구가 봇물처럼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 김총장은 어떤 역할을 해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홍강희 교육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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