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학생 기성회비 40억원 교수수당으로 편법지출 반환청구소송 움직임

충북대 청주과학대 등 전국 12개 국립대학이 실험실습기자재나 교육시설 개선 등에 써야 할 학생들의 기성회비로 교수 직원의 급여성 수당을 지급해오다 감사원에 적발됐다. 지난 2월말 공개된 감사원의 ‘49개 국립대학 재정 운용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교원 1인당 평균 457만~ 600만원에 이르는 급여성 수당을 인상(2001년 대비 인상률 40~62.5%)시킨 후 소요액 86억8331만원을 기성회비에서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의 경우에는 지난 2002년 교수 1인당 100만원씩 총 6억500만원을 연구지원비 명목의 급여성 수당으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과학대는 2003년 교수와 일반직원들에게 1인당 36만원씩 총 4608만원을 급여성 수당으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교측이 2003년까지 40억원대의  기성회비를  교수 연구수당으로 지급했다는 것. 이에따라 총학생회는 기성회비로 구성된 기성회계 예.결산서에 대한 감사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또한 감사결과에 따라 그동안 편법 지급된 수당에 대해서는 환불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학생들은 편법 지출된 기성회비에 대해 법원에 반환 청구소송 추진 움직임까지 보여 새로운 학내분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국립대학 비국고회계 관리규정’에 따르면 학생들이 납부하는 기성회비로 구성된 기성회계는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실험실습기자재, 교육시설 등 교육여건 개선사업 투자에 집중토록 했다. 이에따라 감사원은 지난 2002년 2월 “국립대학은 기성회계에서 교직원에게 급여보조성 수당을 지급하거나 인상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부에 권고했다.

하지만 감사결과 36개 국립대학은 급여성 수당을 새로 신설하거나 인상하지 않는등 감사원의 조치요구를 이행했으나 충북대 청주과학대 등 12개 대학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 모대학교는 기성회계에서 급여성 경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 총학생회는 학교측이 올해도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기성회비를 12%가량 인상한 뒤 수당지급을 계획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이에 대해 학교측은 "기성회계에서 40억6천만원이 직원들에게 지급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수당이 아니라 연구지원비"라며 "올해 기성회계 집행계획은 현재  수립중"이라고 말했다.

취재결과 교육부는 2002년 감사원의 공식권고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정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해 ‘내식구 감싸안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한편 감사원은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12개 국립대학에 대해 기획예산처에 예산편성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권고했다는 것. 결국 충북대는 학생들의 편법지출 기성회비 반환요청과 함께 국고예산 편성 불이익까지 감수하게돼 이중고를 겪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한편 사립대의 경우에는 대학재정 운용과 관련한 비위사실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수년전부터 학생 기성회비 징수를 금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교육부는 그동안 국립대와 사립대 간의 기성회비 정책을 이중적으로 시행해 온 셈이다.  

대학 기성회계에서 집행한 업무추진비 예산도 감사원의 도마위에 올랐다. 감사원은 교육인적자원부에 업무추진비의 직위별 지출상한선을 정해 대학간 균형있게 집행되고 학생들의 기성회비 부담을 덜어주도록 권고했으나 학교간 차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목포해양대학교가 학생 1인당 (기성회비에서 업무추진비가 차지하는 몫)부담액이 가장 높아 5만3000원인 반면 창원대학교는 1인당 부담액이 8000원에 불과해 6배이상 격차를 보였다.

충북대학교의 경우 2002년도에 학생 1인당 평균 184만원의 기성회비를 징수해 3만1000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도단위 종합대학교의 평균 부담액인 3만7000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교육대, 산업대, 기타대학의 평균에 비해서는 높게 나타났다. 청주과학대학은 학생 1인당 연간 142만8000원의 기성회비를 거둬 학생 1인당 업무추진비 2만원을 부담시켜 같은 전문대학인 천안공업대학의 1만2000원에 비해 40%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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