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길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활동가

부산의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고공농성을 한지 벌써 200일이 지나고 있다.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이 170억이라는 이익배당금으로 돈 파티를 벌이면서도 경영상 적자라는 이유를 들어서 노동자 400명을 정리해고 한 것에 항의하며 시작된 고공농성은 결국 한국사회에서 그동안 진행된 비정규직 확대 및 무차별적인 정리해고의 광풍에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이 땅의 시민과 노동자들을 연대의 삶으로 견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작은 희망하나 살리고자 시작된 희망버스가 이제 보다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우리가 소금꽃이다”라는 이름으로 세 번째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청주에서는 지난 7월 9일 일부 시민들을 중심으로 2차 희망버스가 진행되었다. 비록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시민들의 연대의 손길로 죽어가는 소금꽃 김진숙을, 전국 곳곳에서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정든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정리해고라는 방식으로 쫓겨나고 있는 땀 흘려 일하는 이 땅의 노동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의 손길이 되고자 참여한 희망버스였다.

평화시위를 물대포를 쏘아대며 강경 진압하는 이명박 정부를 보면서 함께 했던 시민들은 돈과 권력 앞에 죄절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희망과 더 큰 축제의 장으로 3차 희망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돈과 권력의 폭력 앞에서 희망버스가 지치거나 무서워하지 않고 또 다시 축제로 즐거움으로 연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당하고 있는 현실이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의 문제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즉, 85호 크레인에서 힘겹게 싸우고 있는 소금꽃이 단순히 김진숙이라는 한 인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곧 소금꽃이고 우리 모두가 돈 앞에 한순간에 거리로 쫓겨나는 힘없는 노동자라는 사실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두번째로 더 이상 정치인이나 관련 단체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지 않고 작지만 시민의 직접적인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돈 앞에서 파리 같은 목숨이지만 남에게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시민의 이름으로 우리들의 목소리로 해결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최근 2차 희망버스를 다녀온 후에 공중파 3사와 조중동을 비롯한 기성 언론들의 무차별적이고 광풍에 가까운 매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더 많은 연대의 장으로써 3차 희망버스를 준비하는 것은 결국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된 사회와 삶의 파괴에 대해서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마지막 희망의 목소리인 것이다.

이제 곧 3차 희망버스가 출발한다. 누구도 등 떠밀지 않는 길이고 또 폭력진압이 예고되어져 있지만 우리들 즐거운 마음으로,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자 7월 30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앞으로 알찬 여름휴가를 떠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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