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록 청주대 총장후보 추천위원장

청석학원 출신의 청주 부도옹(不倒翁)으로 김영세교육감과 이상록위원장(74)을 꼽는다. 김교육감은 현역이지만 은퇴한 이위원장도 여느 기관장 못지않게 일정이 바쁘다. 그의 타고난 추진력과 열정은 끊임없이 새로운 자리(?)와 일을 만들어 낸다. 이위원장이 맡고있는 대학·사회단체·지자체 직함만 어림잡아 10여가지에 달한다. 현재 쓰고있는 청주시 여성회관내 사무실도 호남고속철도기점역오송유치추진위원회·문장대용화온천개발저지도민대책위원회의 간판을 함께 내걸고 있다. 기자와 인터뷰를 약속한 24일 오후 4시, 이위원장은 청주대 이광택총장의 이임식에 참석하고 막 돌아온 길이었다.

’영 블레어총리도 40대다’
설립자의 직계 가족인 김윤배 총장당선자(43)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전제한 이위원장도 총장후보추천위에서 압도적인 지지표(25표 가운데 22표)가 나온 것에 대해 ‘뜻밖’이었다고 표현했다. 어쩌면 김당선자의 후보등록 자체도 ‘뜻밖’이지 않았을까 궁금했다. “김윤배씨가 후보등록한 사실을 신문보도를 보고 처음 알게 됐는데…,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영국 토니블레어 수상도 40대고, 김종필씨도 나이 34세에 혁명을 하고 중앙정보부장까지 지내지 않았는가. 김당선자가 영국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도 받았고 이후 청석학원 이사등을 지내며 누구보다도 대학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설립자의 가족으로써 건학이념을 이어받아 책임감있게 대학을 운영할 것으로 믿는다. 나도 후보추천위에서 김당선자가 22표나 나온 것을 보고 놀랐다. 그만큼 대학내에 변화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반증아니겠는가?” 하지만 40대 초반의 4년제 대학총장은 우리 대학사회의 현실에서 ‘파격’이 아닐 수 없다. 일부에서는 김당선자가 최근까지 재단이사 복귀를 시도해 온 만큼 이사직을 거쳐 총장직을 노크하는 것이 순서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교육부의 감사결과를 토대로 재단의 토지거래등 일부 비위사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재단주측에서 서둘러 총장직을 접수(?)한 것은 지역여론을 도외시한 처사라는 분석이다.

수사중인 내용 간섭마라
“교육부가 지적한 내용은 수사기관에서 명백하게 진위를 밝혀줄 것이다. 김당선자가 교육부의 고발대상에 포함된 것도 아니었고, 그것 때문에 총장후보로 나서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오히려 청주대의 해묵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설립자측에서 나서야할 시점이라고 본다. 경륜이라는 것은 경력으로 따지기보다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시각’을 갖춘 것이라고 본다.
김당선자가 젊은만큼 참모들의 보필을 받아 사려깊게 대학의 난제를 풀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예상되는 ‘난제’는 김당선자의 총장취임 이후 교수협의회와 지역시민사회단체의 조직적인 반발이다. 6명의 총장후보 등록자 가운데 3명이 도중하차했고 밀실에서 진행된 후보추천위도 구성과 투표과정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의 수사결과도 주목할 수밖에 없다. 교협에서 교육부 감사결과에 대해 김당선자등 설립자 가족도 형사고발했기 때문이다.

후보추대위 ‘깡패’ 운운 유감
“후보추천위가 장소를 옮겨 문을 걸고 투표를 했다해서 교협교수들이 유인물에 ‘깡패’라는 문구를 넣었는데, 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명예훼손이며 법적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총장실을 점거하고 후보추천위 회의실 문을 강제로 뜯어내는 행태가 바로 깡패들의 행동아닌가? 심지어 모신문사 간부까지 가세해 소화기를 들고 다니며 문을 부수려했다. 후보추천위를 몸을 막는다고 해서 장소를 옮겼을 뿐이고 후보추천위원들은 교수·교직원들의 투표를 거쳐 선출됐고 총동문회장, 총학생회장등 동문회·학생의 대표들도 민주적으로 모두 참여했다. 그리고 남의 학교문제에 끼어드는 타 대학 교수들과 시민단체의 소위 연대활동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자신들의 고유영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모든 일에 참견하고 간섭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외부의 ‘참견’과 ‘간섭’을 강조하면서 이위원장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됐고 목소리도 격앙됐다. ‘자기 할 일들이나 제대로 하라’고 일갈하며 ‘외부단체를 끌어들여 대학을 흔들고 조종하려는 급진적 교수’들에 대해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지난 65년대 청주대 기획관리실장을 맡았던 이위원장의 머릿속 시계바늘이 30여년전 그때로 거슬러 올라간 듯 싶었다. 시민단체의 활동반경에 대해 기자와 잠시 설전을 벌어기도 했다. 이위원장은 ‘시민단체가 강령에 따라서 경제, 환경등 자기분야의 일에만 몰두’하는 것이 정상이고 ‘지역의 모든 사안에 연대라는 이름으로 나서는 것’은 비정상이라는 지적이었다.

김당선자, 귀열고 판단해야
그렇다면 이위원장이 청주국제공항유치, 오송전철역유치, 문장대온천반대대책위를 비롯한 서원대 이사회등 다양한 사회단체 활동에 나선 것에 대해 똑같은 잣대를 들이댄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연대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의명분이 있는 일에 나서는 것이다. 사람에따라 이해관계와 가치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무작정 수의 힘으로 과시하려는 것은 민주적이지 못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위원장의 사회단체 활동은 ‘대의명분’이고 다른 시민단체의 연대활동은 ‘힘의 과시’라는 비유로 들렸다. 마지막으로 청주대의 안정과 화합을 위해 김당선자에게 전해줄 제언, 한 마디를 청했다.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존중이라는 의미는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거부할 것은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로교수와 반대쪽 교수들의 의견에 귀를 열고 정확한 판단으로 선택적으로 결정하라는 것이다. 또 대학의 화합을 위해 최고 책임자로써 아량과 예지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주민과 언론에서도 선친보다 더 훌륭하게 대학운영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 권혁상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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