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소방공무원들 ‘청장 비판 지지’ 표명 잇달아… 신문광고 후원금 모금도

▲ 소방발전협의회(www.firefighter.or.kr)가 ‘류충 음성소방서장 양심선언 지지와 독립소방청을 위한 신문광고 후원금 모금’을 위한 팝업창을 홈페이지에 띄우고 후원금 모금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소방방재청(청장 박연수) 홈페이지(www.nema.go.kr) 자유토론방에 ‘서민중심의 119생활민원 서비스를 경시하는 소방청장의 대국민 사기극을 비판한다’ 등 류충 음성소방서장의 파격적인 비판글이 전국적인 파장을 낳으면서 류 서장 지키기 운동과 함께 소방청 독립 요구로 이어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소방발전협의회(www.firefighter.or.kr)는 산하 소방정책연구소 이름으로 ‘류충 음성소방서장 양심선언 지지와 독립소방청을 위한 신문광고 후원금 모금 호소문’을 홈페이지 등에 게시했다. 또 팝업창을 띄워 4만 소방공무원의 자존심과 소방혼을 지키기 위한 신문광고 후원금 모금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또한 류 서장의 주장을 지지하며 소속과 실명을 밝힌 소방공무원들이 현재 245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소사모(cafe. daum.net/im119), 전국소방발전연합회(cafe.daum.net/fire-fighter-119), 소방발전협의회(http://www.firefighter.or.kr/), 소방방재청 자유게시판(www.nema.go.kr) 등을 통해 공개 지지를 속속 표명하고 있다.

지난 6일 새벽 글을 올린 류 서장의 주장은 ‘화재와의 전쟁’ 등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의 정책들이 성과위주이고 일선 현장의 119생활민원 서비스 현실을 경시하는 보여주기 위한 탁상행정으로 ‘소방직 청장’과 ‘소방청 독립’의 꿈은 온데간데 없고 절망스럽게 달리고 있다는 요지다.

류 서장은 글에서 소방방재청장을 직접 거명하면서, 조직 문화가 삭막한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는 등의 고강도 비판을 쏟아 냈다.

이 글에 대해 같은 날 저녁 박청웅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과장은 ‘사실확인’이라는 제목으로 통계조작, 소방정책, 편중인사 등에 대해 반박글을 올렸다. 그러자 류 서장은 다시 다음날인 7일 새벽 ‘소방방재청 해명에 대한 반론제기’의 글을 게시했다. 류 서장과 박 과장의 논박이 이어지면서 소방공무원들로 보이는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류 서장의 주장에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냈다.

소방청 독립 요구 ‘점화’

하지만 류 서장은 돌연 지난 10일 오후 ‘끝으로 남기는 글(류충)’을 통해 사퇴할 뜻 비쳤다. A4 세 장 분량의 글 속에 류 서장은 “서로 믿을 수 없고,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두렵게 만들고, 싫은 것을 싫다고,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하지 못하게 만드는 조직문화가 소방방재청에 열병처럼 번져 있다”는 말을 남기고 있다.

▲ 류충 음성소방서장
류 서장이 이례적으로 조직의 수장인 소방방재청장을 직접 겨냥한 것은 개인적인 거취를 걸고 조직문화와 소방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일조 하겠다는 다짐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2009년 10월 14일 취임사에서 “안주하지 않고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가 더 큰 효율과 더 실질적인 성과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성과위주의 정책을 펼 것을 분명히 하고 “필요가 없어진 일에 매달리거나 쓸데없는 일을 만들면 ‘꼭 필요한 일’을 못하게 됩니다. 꼭 필요한 일을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에서 필요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가려내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박 청장은 ‘화재와의 전쟁’ 수행성과를 특별승진과 정부포상에 반드시 연계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기도 했다.

징계절차 속 “토론회 나갈 것”

▲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지난 6월 14일 국회 행안위 소방방재청 업무보고에서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대한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편리하지만 인건비, 장비 등에 국고부담이 장기적으로 4조원 가까이 늘어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자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 전국소방발전연합회, 소방발전협의회, 소방차 만들기 카페 등 소방관련 인터넷 모임에서 ‘피가 다른 아버지’, ‘차기 재정부 장관감’ 등 풍자 댓글들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또 태풍 메아리로 인한 피해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가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도 소방공무원 일각에서는 박 청장에 대해 성과주의와 4대강 사업 예찬론을 언급하며 ‘리틀MB’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결국 이번 사태는 박 청장의 일련의 정권 친화적 행태와 성과위주 정책이 불러 온 조직문화가, 소방청 독립 등 일선 소방관들의 오랜 숙원과 배치되면서 곪아 온 것이 터진 것이라는 해석이 무게를 얻고 있어 향후 결과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음성소방서 직원의 말에 따르면 류 서장은 15일까지 휴가를 낸 상태에서 충북 소방본부에 사직서를 냈고, 본부에서는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류 서장은 이번 사태 등과 관련한 토론회가 열린다면 언제든지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언론 등에는 연락을 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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