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주류 부상, 19대 총선 확실한 공천 확보 일석이조
김영호 전 원장과 이미 공천경쟁 돌입 분석, 삼수 도전

국회의원 도전 삼수를 맞는 경대수 한나라당 증평·진천·괴산·음성 당협위원장이 배수진을 치고 도당위원장에 도전하고 있다.
도당위원장을 맡음으로서 당내 주류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는 한편 내년 4월 치러지는 19대 총선 공천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다.

비록 경 위원장 본인은 침체된 도당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같은 분석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 그만큼 국회의원 도전 삼수를 맞는 그의 정치행보가 절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영호 전 청주의료원장의 등장으로 긴장감을 더욱 늦출 수 없게 됐다.
경 위원장은 18대 총선과 2009년 10.28 보궐선거를 거치며 지역구 관리에 발품을 팔았다. 그 결과 김경회 전 진천군수와 김현일 전 중앙일보 정치부장 등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사실상의 독주체제를 갖췄지만 19대 총선 9개월여를 앞두고 김 전 원장이 새로운 경쟁자로 나선 것이다.

지역구 다지며 와신상담 2년

경 위원장은 “18일 쯤 당협위원장들을 만날 예정이다.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도당위원장을 맡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지난해 8월 도당위원장 경선에 나섰다가 갑자기 경선포기를 선언한 사실을 되뇌이며 이번 도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계파간 나눠먹기식 위원장 선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선을 주장했다. 경선을 통해 축제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 당시 생각이었다. 그런데 여론은 친박과 친이계의 싸움으로 흘렀다. 그런 상황에서 경선에 나가는 것이 당에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판단해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도당위원장 선거에서 당을 위해 희생한 만큼 이번에는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를 확인한 셈이다.

경 위원장 입장에서 가장 좋은 그림은 경선 대신 당협위원장들이 합의를 통해 자신을 도당위원장으로 추대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협위원장들과 접촉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확인 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이같은 생각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 위원장이 도당위원장에 강한 애착을 갖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최대 정치이벤트의 중심이 될 자리이기 때문이다. 총선 공천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대선과 관련해서도 경선에 나설 예비주자들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을 수도 있다. 검사장 출신 늦깎이 정치인으로서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기회인 것이다.

특히 그는 두 번이나 쓰라린 실패의 맛을 봤다. 법복을 벗자마자 도전한 2008년 4월 18대 총선에서 그는 김경회 전 군수에 져 당내 경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듬해 10월 찾아온 보궐선거에서는 당 공천을 받아 두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29.64% 득표에 그쳐 41.94%를 득표한 정범구 의원에 크게 졌다.
그 뒤 2년여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지역구에 쏟아 부으며 와신상담의 시간을 가졌고 도당위원장 추대로 그 첫 단추를 꿰려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현역 윤진식 변수가 관건

경대수 위원장이 구상하는 로드맵 성공의 열쇠는 윤진식 의원(충주)이 쥐고 있다. 윤 의원과 함게 경 위원장이 거론되는 것은 두 사람이 도당위원장을 맡지 않은 유일한 지역당협위원장이기 때문이다.

윤 의원이 도당위원장 보다 중앙당 지명직 최고위원이나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참여에 더 관심이 있다는 점이 경 위원장에게는 위안거리다. 한나라당은 홍준표 대표 선출로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가 남아있고 홍 대표가 윤 의원을 선택할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홍 대표가 계파 해산을 선언한 것이 윤 의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친박계열에서 대거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나온 점을 감안해 당 화합 차원에서 친이계인 윤 의원이 낙점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윤 의원이 현역 의원이 도당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윤 의원 측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이 지역 전체를 챙겨야 한다는 주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현역의원 두 사람 모두 북부지역에 편중돼 있다는 점도 이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윤 의원 본인도 현역의원 역할론에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음주 쯤 발표될 예정인 한나라당 지명직 최고위원에 윤 의원이 제외된다면 곧바로 도당위원장 선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호 전 원장엔 ‘관심없다?’
경 위원장, 확실한 공천 티켓 잡기 시동

현재 한나라당 중부4군의 총선 구도는 ‘경대수 위원장에 도전자 찾기’로 정리된다. 경 위원장이 예선과 본선을 각각 거치며 지역구 표밭을 다져놓은 것이다.

하지만 김영호 전 청주의료원장이 도전자 명부에 이름을 올려 놓으면서 경 위원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증평군수에 출마했다 낙선한 뒤 민선4기 때 청주의료원장을 지내는 등 김 전 원장의 중량감이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 위원장은 “당사자에겐 죄송한 말이지만 솔직히 관심이 없다. 한나라당에서 누가 나오는가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야당과 싸워 이기느냐 지느냐가 관심사”라고 잘라 말했다.

경 위원장의 이런 호기는 도당위원장 추대가 성사될 경우 현실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주변의 시각이다.
당 관계자는 “경 위원장이 도당위원장 추대를 성사시킬지 여부가 가장 큰 숙제다. 그 숙제를 해결한다면 그 다음은 당 분위기를 어떤 방법으로 쇄신해 총선을 맞을지다. 그 성과에 따라 검사장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중량감 있는 정치인으로 완전히 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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