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방웅 신임 충북대총장 임용후보자

지난 13일 충북대 교수들은 신방웅(토목공학과 교수·59) 신임총장 임용후보자를 탄생시켰다. 총 619명의 교수중 604명이 참가, 97.6%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 이 날 선거는 시종일관 진지하게 이루어졌다.
신교수는 1, 2차 선거에서 과반수를 넘지 못해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으나, 세 번의 선거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초반부터 당선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마침내 마지막 결선투표에서 243표를 얻은 신교수는 민경락 교수(약학과)를 358표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총장 후보가 되는데 성공했다.
특히 선거결과도 학내에 떠 돈 여론과 정확히 일치해 교수들 조차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신교수는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민교수와 더불어 ‘2파전’의 주인공으로 이름이 오르내린 바 있다.
총장 선거를 치른 다음 날 연구실을 방문하자 여기저기서 보내온 축하 화분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학생회관 앞에는 충북대 토목공학과 동문회의 경축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축하 전화도 쇄도해 그는 재직기간 30여년 만에 최고의 날을 맞는 듯 했다.
4년전 총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신교수는 이 때부터 절치부심 선거를 준비해 ‘준비된 총장’ 이라는 말을 듣는다.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이 날 선거 때 만난 교수들은 하나같이 그를 가리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 1차 투표에서 3차까지 1위를 고수하고, 59.3%라는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는데 교수들이 어떤 면에서 손을 들어줬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대학을 발전시키겠다고 내놓은 공약이 공감을 얻지 않았는가 싶다. 선거 전, 교수들이 생각하는 현안과 구성원들이 거론하는 현안을 정리해 이것을 토대로 대학발전계획을 세웠고 또 진지하게 토론도 벌였다. 대학발전은 누구나 주장할 수 있지만 교수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뽑아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

- 표를 이렇게 많이 얻을 것으로 예상했는가.

“선거전 교수들을 만나면서 어느 정도는 기대했다.”

- 주변에서는 ‘준비된 총장’ 이라고 하던데…

“준비된 총장? 하하(웃음). 그렇지 않다. 단지 내가 충북대에 전임강사로 부임한 것이 71년 2월이니까 지금까지 31년간 재직하면서 이 대학에 대해 아는 것이 많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국내외 대학을 수도 없이 다니면서 우리대학에 접목하면 좋을 계획을 머리 속에 넣어왔고 총장은 대학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충북대학교의 문제는 무엇인가.

“교과운영이 학생중심이 아니라 교수중심이라는 점과 체대·미대·음대 등 전문화대학이 신설되지 않아 전문화추세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시간강사 비율이 너무 높고 전임교수 대비 학생수가 너무 많다. 우수학생 유치를 위한 체계적인 홍보도 부족하고, 취업박람회나 부업알선 등이 활성화되지 않아 학생들에게 도움을 못주고 있다. 그런가하면 시설과 기자재의 노후로 교수들이 연구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본부위주의 획일적인 행정과 교수·직원의 인사 불투명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어 신교수는 충북대 교수들의 처우가 국립대 중에서 하위 수준이며 지역과의 연계성이 부족해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수·직원·학생간에 화합을 이루어야 하는 점을 가장 큰 현안이라고 보는 그는 화합하면 일에 가속도가 붙어 학교가 더 발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지역과 함께 하는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평소 강조해 왔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싶다.

“대학에서는 인적 자원을 공급하고, 지역사회에서는 재원을 지원하는 협조체계를 이룩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시작할 생각이고 지방자치단체와 추후 구체적인 협의를 할 생각이다.”
‘경부고속철도오송기점역유치추진위원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등 지역의 현안에 나몰라라 하지 않고 관심을 기울인 신교수는 이 덕분에 표를 많이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선거의 직원참여 보장을 주장하고 선거 당일 시위를 벌인 충북대공무원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같은 대학 구성원으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은 이해하나 이들의 주장대로 되려면 법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는 대학보다 정부가 해야 할 일” 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편 ‘드림 21’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신교수는 대화를 통한 화합을 비롯해 연구환경 획기적 개선,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하는 우수인재 양성,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대학, 학내구성원 모두가 하나로 거듭나는 대학 창출을 약속했다. 공과대학 학장과 본부 기획연구실장, 건설위원장 등을 역임한 신교수는 지난 80년 정범모 총장 시절, 학교 마스터플랜을 세우는데 크게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교수는 끝으로 “사심없이 일해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뭐든지 공개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기간 동안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학의 현황과 문제점, 발전의 주요지표, 분야별 발전방향, 단과대학별 사업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방문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 홍강희 교육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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