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서> 출마 위해 자민련에 ‘올인’ 제의

구천서 전의원이 자신의 출마여부를 놓고 입을 열기 일보 직전이다. 17대 총선 출마를 위해 전열을 가다듬던중 지난해 12월 4일 전격 구속됨으로써 정치생명이 끝나는듯하던 그가 다시 ‘명예회복’을 내걸고 대중 앞에 나설 조짐이다. 구 전의원은 2002년 12월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와 관련, 업무방해 및 배임증재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형을 받고 풀려났었다. 이후 사실상의 정치적 칩거에 들어 갔던 그가 지난달 27일 JP를 만나 출마의사를 타진함으로써 그동안의 의문부호에 종지부를 찍은 것. 결론부터 말하면 그의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 다만 명분을 얼마나 축적하느냐만 남았다.

JP를 만난 구천서씨는 한가지 기습제의를 했다. 자민련의 대표최고위원을 요구한 것이다. 이유는 현재 자민련이 충북에서 차지하는 정치적 위상 때문이다. 그동안 정당 지지도에서 밑바닥을 헤맸던 자민련은 총선을 앞두고 충남 대전 등의 일부 지역에선 회복 기미를 보이지만 충북에선 여전히 기를 못 펴고 있다. 충북의 경우 각 선거캠프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도 자민련은 지지도 5%를 넘기기가 버겁다. 구 전의원은 이런 이유를 ‘자민련=충남당’ ‘충북=들러리’ 인식 때문이라고 단정하고 충북쪽에 중책을 맡겨야 한다는 논리를 들이댄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측근은 “대표최고위원을 요구한 것은 꼭 자신이 하겠다는 의지보다도 충북쪽에 힘을 실어달라는 상징적 의미일 수 있다.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정우택의원(증평괴산진천음성)이 더 큰 중책을 맡아도 무관할 것이다. 문제는 지금의 체제로는 충북에서 절대 승산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종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자민련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려면 충북에서 적어도 세석 정도는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는 고작 한 석 정도 건질 것같다. 그래서 당의 획기적 발상전환을 촉구했고, 그 중심에 충북이 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고 말했다.

JP 밟고 정치적 명분 쌓기?
그러나 JP는 대표최고위원이라는 직제가 현행의 당헌당규에 규정되지 않았고, 시간 절차상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당헌 당규내에서 가능한 수석부총재를 역제의했지만 구천서측은 이를 거부했다. 수석부총재로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과정에서 구천서 전의원은 JP를 향해 젊은 차기 지도자(?)에게 당권을 넘겨 당이 근본적 회생방안을 꾀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 이에 대해 지방정계에선 구 전의원이 출마결심을 굳힌 상태에서 정치적 명분을 찾기 위해 강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실제로 구 전의원측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어 JP에 대한 ‘어깃장’이 자신에게 씌워진 정치적 ‘먼지’를 털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이 많은 것이다.

구천서 전의원이 출마를 모색하는 지역은 청주 흥덕을, 그러나 최종 결심까지는 심사숙고할 난제가 많다. 당장 현재 항소심에 계류중인 재판이 걸린다.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확정된다면 설령 당선되더라도 의원직 유지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 전의원은 자신의 변호인과 출마에 따른 모든 변수를 정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출마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고민은 또 있다. 지난번 검찰에 구속될 당시 자신이 필생의 사업으로 일군 용역전문업체 신천개발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까지 강행한 상황에서 구 전의원이 ‘기업을 살리기 위해 대한태권도협회장을 포기하며 자신의 구속을 택했다’는 설이 파다하게 나돌아 과연 그의 출마가 이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금으로선 부담스럽다. 신천개발은 해당 분야에서 국내 최고 규모를 자랑하지만 기업의 성격상 정치적 바람에 극히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구 전의원에겐 심적 부담으로 가해지는 것이다. 그의 출마에 대한 지역여론 역시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출마를 굳히는 것도 어렵겠지만 출마에 따른 지역의 여론을 호전시키는 일은 더 힘들 것”이라는 한 관계자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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