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까지 달린 1년… 도움닫기·제자리뛰기 평가 엇갈려

이필용 음성군수
이필용 음성군수(사진)가 지난 1일로 취임 1년을 맞았다. 1년 전 민선5기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인 민주당 바람 속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되는 저력을 과시한 이 군수는 ‘일 잘할 서민군수’ 이미지였다.
특히 선거당시 군수 자리가 유고상태라 후보들 가운데 절대강자가 없었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은 시민공천배심원제를 통해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지만 결국 동네어귀마다 발로 뛰는 이 후보의 서민행보에 무릎을 꿇었다.

이렇게 입성한 이 군수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는 높았던 것 같다. 취임 초 군수실을 찾는 주민들 때문에 비서실은 업무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런 상황이 빚어졌던 것은 이 군수의 스타일이 주민들의 각종 요구에 긍정적인 답변을 하기 때문이라는 게 주위의 평이다.

유권자들은 그의 서민적인 풍모와 집권당 프리미엄에 마음이 이끌려 소중한 한 표를 던졌는지 모른다. 또한 전직 군수들의 불명예 퇴임에 따른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고 싶은 심리도 있었을 것 같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 군수는 지난 1년간 군정비전인 ‘활력있는 복지음성’을 구현하기 위해 650여 공직자와 함께 현장 중심의 민생을 살피면서 서민을 향해 발로 뛰는 행정을 펼쳐왔다는 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9월에는 입주를 미루는 기업체를 조기 입주로 유도해 금왕산업단지 내 한화 L&C가 기공식을 가졌고, 일양약품(주)와 엑소후레쉬 물류센터 준공식도 열게 됐다. 또 지난 2월 22일 투자협약을 체결한 (주)엔디포스도 6월 17일에 준공식 개최해 지역발전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군은 이를 통해 6천 명 이상의 고용 효과와 2조 6124억 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전국 163개 기초생활권(시군)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지역경쟁력 지수(RCI) 1위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는 것이다.

주요 공약 예산 삭감 ‘난항’

그러나 주요 공약사업 인 ‘반기문 테마공원 확대 조성사업’과 ‘국제 그린에너지 엑스포 개최’ 그리고 맹동저수지와 삼형제 저수지 등에 대한 ‘관광단지 조성 및 수변공원화 사업’에 대해서 의회를 중심으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반기문테마 공원 확대 조성사업에 대해 의회에서 2억 원의 용역 예산이 1억 원으로 삭감됐고, 맹동저수지 관광단지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비 2억 원, 삼형제저수지 주변 생태공원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비 5000만 원,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및 청소년수련원 종합개발사업비 3억 8000만 원 등 8억 6200만 원이 전액 삭감됐다.

이 군수는 하반기 2차 추경에 재상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의회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난항이 예고된다. 또한 태생국가산업단지 지정을 전제로 한 국제 그린에너지 엑스포 개최 공약도 지키기 어려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19개 국가산단 후보지에 대한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 발표를 2월에서 5월로 연기하고 다시 8월로 연기시키면서, 세종시와 과학비지니스벨트 입지 선정 결과가 타당성 조사에 반영돼 물건너 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또한 복지를 군정목표에 내세웠지만 음성군만의 획기적인 공약도 찾아보기 힘들고 사회적기업 발족을 통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활성화 시켜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정책도 출발부터 지지부진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인사정책에도 뒷말 무성

인사정책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특히나 기업체 대표 등과 반기문 UN사무총장 비공개 동행 방문, 군수 측근 청원경찰 발탁, 구제역 성금 설 선물 파동, 주요 공약사업 예산삭감 등 일련의 사태가 ‘친이계’ 측근 인사 중용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내부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쓴소리를 마다않는 일부 일사들은 취임 1주년을 즈음해 이 군수에게 직접 ‘대의멸친’(大義滅親. 대의명분을 위해서는 부모나 형제도 멀리 함)의 정신을 역설하면서 인사정책에 반영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7월1일자 인사발령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들은 이 군수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을 평소 출입기자들에게 “1년만은 지켜보자”는 말을 자주하면서 이번 인사 결과에 촉각을 세웠지만 결과에 크게 낙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군기 잡기 인사 아니냐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이미 이 군수의 임기도 반을 향해가고 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연임 성공으로 관련 공약 추진에 탄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안한 내치(內治)로는 아무리 완벽한 공약이라도 성공하기 힘들다는 게 그 완벽한 공약을 성공시켜야 될 공무원들로부터 나온다.

집권 2년차 항해가 난항이 될지 순항이 될 지는 선장인 이 군수의 판단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 분명한 것은 지난 1년 항해에서 승객들 중 좌우로 흔들리는 선체(船體) ‘음성호’에 의해 멀미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사람들이 많다는 목소리다.

즉 뉴욕까지 바삐 달린 1년이 활력있는 복지음성을 향한 도움닫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제자리 뛰기에 머물러 아쉬움이 크다는 평가도 많다는 점이다. 이를 인식하면서 3년 앞을 다시 전망하고 활로를 찾아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