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시행 첫날… 충북 3곳 설립신고

직원 2명만 있어도 노조를 만들 수 있는 '복수(複數)노조'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충북에서는 3곳의 사업장에서 노조설립 신고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전국 노동관서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접수된 복수노조 신고가 76곳에 달해 노조가 난립할 가능성이 적을 것이란 당초 예상이 빗나갔다.

특히 충북의 경우 운수업종과 일부 대기업에서 복수노조 설립 가능성이 높아지고, 각 사업장들의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가 집중되는 연말쯤에는 제2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향후 지역 노동계에 적지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 따르면 지자체를 통해 설립신고가 들어온 노조는 청주산단내 SK케미칼과 영동과 옥천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엔텍, 단양지역의 시멘트 업체 등 3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SK케미칼은 현재 경기도 안산과 오산, 청주에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이 중 청주사업장 소속 직원 2명이 노조를 설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SK케미칼은 기존에 노조가 있으며 청주공장은 외국계 기업인 베링거잉겔하임을 지난 2007년부터 인수해 가동중이다. 이 중 고용승계가 된 40여명의 직원들 중 2명이 노조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동과 옥천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렌지후드와 주방기기 욕실제품을 생산하는 ㈜엔텍은 기존 40여명의 직원들이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 소속으로 노조에 가입 활동중인 가운데 이번에 미가입 조합원 중 5명이 노조를 설립했다는 것이 노동관서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단양지역의 시멘트 업체에서 노조를 설립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도내에서도 복수노조 설립이 이어졌다.

이번 복수노조 시행으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양분된 노동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또한 제3노총(국민노총) 설립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노동조합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복수노조와 함께 과반수의 조합원을 확보한 노조가 사측과 교섭할 수 있기 때문에 노조 간 주도권 다툼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한편 복수노조의 출범으로 기존 노조들의 행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졌기 때문에 노조활동이 좀 더 투명해 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용주 측은 두 개의 노조를 상대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노노 간, 노사 간 갈등이 예상되며 노사 간 교섭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충북에서는 운수업종 2~3곳의 업체에서 노조설립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연말 노조위원장 선거가 있는 주요 사업장에서도 낙선 후보 중심으로 복수노조 설립이 예상되는 등 당분간 노조설립이 붐을 이룰 전망이다.

한편 충북지역은 한국노총 소속 사업장은 중소제조업 중심의 200여개사에 2만2000여명의 조합원이, 민주노총은 대기업과 공공부문 중심으로 200여개 사업장에 2만여명의 조합원을 각각 두고 있다.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의 한 관계자는 "복수노조는 노조설립 자유와 노조 선택권을 보장하는 선진적인 제도"라며 "예상외로 많은 노조가 신고했지만 현장 지도로 복수노조가 안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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