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상 충청리뷰대표

“죄송합니다, 참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하두 얘기들이 들어와서...” 2011 아름다운 KTX오송마라톤대회 예산을 부분 삭감하는데 총대(?)를 맨 충북도청 공보담당관의 말이다. 본사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체육지원과의 검토를 거쳐 3000만원의 보조금 예산이 책정돼 1차 추경에 편성됐다. 하지만 일부 출입기자들의 ‘딴지걸기’로 도의회 상임위까지 통과한 예산안이 예결위 계수조정에서 1000만원 삭감됐다.

기자들 성화에 못이긴 공보담당관이 예산안을 제출한 주무과 체육지원과장을 통해 자체 예산을 삭감해 달라고 요구하는 해프닝을 벌인 셈이다. 흔한 말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주무과에서 판단해 올린 예산을 타 부서에서 삭감토록 강압하고, 제 손으로 의회에 올린 예산을 깎아달라고 사정하는 일은 누가봐도 정상이 아니다.

결국 이런 비정상이 가능한 데는 지역신문의 ‘비정상적인’ 악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져보면, 놀부 심술보의 가짓수 정도는 될 테지만 이번 경우는 ‘내가 못먹는 떡 남이 못먹게 재 뿌리기’다. KTX오송마라톤 대회 예산을 둘러싼 ‘딴지걸기’는 이번만이 아니었다.

작년말에는 청원군이 행사보조금을 본예산안에 편성해 올렸지만 일부 출입기자님들 왈 “우린 첫 행사를 추경부터 잡았었는데, 여긴 왜 본예산에 잡느냐”고 시비를 걸었다는 것.

결국 집행부는 편성 취소하고 올 추경에 올려 가까스로 통과시켰다. 청주-청원 통합에 반대했던 전임 군수는 보복성으로(?) 수년간 본보에 대한 행정광고까지 끊었었다. 이후 신임 군수가 KTX오송역을 알릴 수 있는 행사라며 흔쾌히 동의했던 행사를 예의 기자들의 딴지걸기로 왜곡시킨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속이 불편한 ‘일부 기자’들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행사 설명을 덧붙이겠다. 우선 특정 행사에 3개 지자체 보조금을 몰아준다는 지적인데, 청주시는 이미 지난해 무심천달빛마라톤대회를 전환한 것 뿐이고, 청원군은 앞에 언급한대로 본사의 유일한 행사로 잡힌 것이다.

충북도는 KTX오송역 홍보행사로 이미 작년에 반색을 했고 본예산에 잡으려다 타 언론사의 눈치를 보느라 추경으로 미룬 것이다. 쉽게 말해, 타 신문사는 각 지자체 보조금으로 3개의 소규모 행사를 기획했지만 본사는 3개 지자체 보조금을 묶어 전국 규모 1개 행사를 준비한 것이다.

또한 하나의 행사에 7500만원의 보조금이 과다하다는 지적인데, 지자체가 직접 주관하는 대청호마라톤대회와 반기문마라톤대회도 각각 1억원 이상이 집행됐다. 두 대회 모두 전국 규모 대회이며 참가비를 받고 있다. 본사가 준비하는 ‘2011 아름다운 KTX오송마라톤대회’는 참가비의 절반을 (사)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해 지역의 불우이웃을 돕게 된다.

솔직히, 전국 마라톤대회는 ‘일부 기자’들이 소속된 신문사에서도 염염불망하던 바 아니던가? 하지만 청주시 안에서 42.195km에 달하는 풀코스 만들 수 없어 접어둔 것 아닌가? 실제로 수년에 걸쳐 청주 마라톤대회를 열었던 모신문사도 결국 교통정체에 따른 민원이 커지자 대회를 포기하고 말았다. 하지만 올해 미호천 일대의 4대강 지천사업으로 무심천 자전거도로가 오송까지 연결되면서 뜻밖의 오송역 반환점 풀코스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본사는 5회에 걸친 금강산 마라톤대회와 작년 무심천 대회의 경험을 쌓으면서 청주 풀코스 구간을 찾아내는데 힘을 쏟아왔다. 오랜 노력의 결실로 올해 전국 대회라는 옥동자를 수태하게 됐는데 ‘일부 기자’들이 발길질을 해댄 것이다. 본사는 올해로 창사 18주년을 맞게 돼 청주권에서는 중부매일신문 다음의 연륜을 가진 신문사다. 짧지않은 세월, 견뎌온 우리도 대단하지만 끊임없이 시비를 거는 ‘일부 기자’들도 대단하다. 이제야 말로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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