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東大學’ 개명 후 수도권 이미지 알리기 총력…주민들 “지역과 소통엔 무심” 눈총

음성군 감곡면 단평리에 위치한 전 극동정보대학이 지난 6월 7일부터 ‘강동대학(江東大學)’으로 공식명칭이 변경됐다. 오는 11월부터는 대학이 아닌 ‘대학교’로 불리게 된다.

대학 측의 학교명칭 변경은 지난 5월19일 고등교육법이 개정된 것을 계기로 삼고 있다. 이 법은 6개월 뒤인 11월19일부터 시행된다. 법 개정의 주요 골자는 전문대학도 ‘대학’에서 ‘대학교’로 명칭변경이 가능하고 간호학과의 경우 4년 연속학제, 시행령으로 정한 학과는 재직경력 없이도 전공심화과정 입학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강동대학(총장 류정윤)은 발 빠르게 학교홈페이지에 ‘강동대학교’를 사용하면서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 등을 활용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학교가 위치한 음성군과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과 유대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이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음성군 감곡면 소재라는 사실을 감춰가면서 수도권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경기도 이천 장호원캠퍼스로 홍보해온(본보 2007.11.13일자 보도) 것을 묵인해 온 음성지역 주민들은 더욱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겉치레 말고 속을 튼실하게”

고3 수험생을 두었다는 감곡면 주민 김 모씨는 “강동(江東)이라는 의미가 학교 위치와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다”며 “자꾸만 정보대학(강동대학)과 대학교(극동대학교, 총장 류기일)가 수도권을 향한 홍보로 학생 끌어들이기에 일관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솔직히 지역주민으로서 취업도 잘되고 학교 수준도 높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지적하면서 “화려한 겉보다는 속이 튼실한 학교가 된다면 인근 지역의 실력 있는 학생들이 외부로 유출되지도 않고 대학도 입학생 확보를 위한 편법적 홍보 등이 필요 없을 것”이라면서 뼈아픈 지적을 하고 “학생용 전세버스들 때문에 교통체증만 있지 지역경제에는 도움이 되는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학교의 주거래 은행이 감곡에 있는 농협이 아닌 장호원농협을 이용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또 “인터넷 게시판을 활용한 각종 홍보도 이천시 장호원읍 홈페이지를 이용하고 음성군과 감곡면 홈페이지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런 외부지향적인 학교 운영에 대해서 급기야 음성군의회에서도 학교의 정체성과 지역홀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이대웅 부의장은 지난 6월7일 의원간담회와 22일 정례회의 군정질문을 통해서 “학교가 음성군에 위치해 있어 각종 지원과 혜택은 받으면서도 홈페이지 등 학교 홍보에 있어서는 경기도 이천시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강동대학으로 교명 변경을 한 것이 서울로 대학본부를 이전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이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군의회 “본부 서울로 옮기나”

이에 대한 답변에서 음성군은 “강동대학과 극동대학교 16명의 교수가 음성군에서 설치 운영하는 29개 위원회에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면서 “강동대학교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위탁교육을 통해 93명의 전문학사를 배출하였고, 극동대학교는 금년도부터 대학교와 대학원 위탁교육을 실시해 공직자(12명)와 주민(7명)들의 능력계발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속적인 유대관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동대학 관계자도 학교 이전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전제하면서 “고등교육법이 바뀌면서 극동대학교가 두 개로 불릴 수가 없어 교명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2196명 정원을 100% 채웠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강동대학과 극동대학교의 여러가지 지표를 볼 때 인근지역 주민들의 체감과 여론이 잘못 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충북도내 대학들도 세입예산보다 세출예산이 많은 곳이 6곳인데 이 중 강동대학은 7억7천499만 원의 세입이 부족하고, 도내 대학 학생1인당 교육비에서도 극동대와 강동대학이 가장 낮은 것으로 보도됐다. 또한 학생 등록금 의존도에서도 극동대와 강동대학은 최고수준이고,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극동대와 강동대학의 2010년 건강보험DB연계취업률은 각각 41.8%와 44.4%에 그쳤다.

종합적으로 음성군 감곡면에 위치한 극동대와 강동대학은 외향을 넓히려는 노력보다는 속 깊은 실력을 높이려는 노력과 세입예산 다변화는 물론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극동학원(설립자 류택희)은 1991년 학교법인 설립인가를 받고 1994년 ‘충북전문대학’으로 개교한 뒤 ‘극동전문대학’이란 이름을 거쳐 1998년 ‘극동정보대학’으로 다시 교명 변경을 한 뒤 최근까지 사용해 왔다. 또한 극동대학교는 1998년 개교하고 2004년 법인명을 동북학원(이사장 이금자)으로 변경했다.

한편 음성군이 밝힌 두 학교법인의 최근 3년간 지방세 납부실적 총액은 1억300여만 원(군세:7,266만 원, 도세:3,048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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