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회생 뒤에나 검토할 일
청주사업장 분사계획도 관심사

“아직 회사가 완전히 회생한 것도 아니고…현재 유예상태인 채무 변제가 2006년 이후 이행돼야 하는 상태다. 회사의 사정이 좋아서 중국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완전 회생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표를 줄이기 위한 최고경영진의 전략적 선택으로 봐 달라.”

중국투자계획 발표이후 오창에 대한 투자문제에 대해 묻는 질문에 하이닉스반도체 청주사업장 관계자는 “(회사의 자금 및 영업현황이)더 좋아지면 (오창에 대한 투자결정이란) 희소식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심스런 수사학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분명한 메시지는 ‘현재로선 오창 투자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계속된 질문에 “향후 오창 등지를 중심으로 한 확대투자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은 없다” “(회사가)당면한 문제는 회생의 발판을 굳건히 마련하는 것”이라는 관계자의 부연설명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확연하다.

이런 가운데 하이닉스가 회사회생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한때 강력하게 검토했던 청주사업장의 주력 이외의 부문에 대한 분사 또는 매각계획의 진척상황에 대한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청주사업장 측은 “청주공장의 경우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 IC) 부문으로 나눠져 있는데 이중 85%를 차지하는 메모리 부문을 빼고 시스템 IC 부문을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게 사실”이라며 “다만 비메모리 부문을 분사해서 청주사업장의 가치를 더 향상시킬 수 있는지, 또 분사한다면 향후 리스크(위험)의 감소 등을 위해 자회사 형태로 하는 것이 좋은지 매각하는 게 좋은지를 두루 검토했지만 현재 아무런 결론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가변성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80만평에 달하는 오창의 전체 공장용지 중 무려 25%에 달하는 20만평을 갖고 있던 하이닉스 반도체는 분양받은 땅에 대한 잔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하이닉스와 토지공사 등과 협의를 거쳐 20만평 중 10만평을 외국인전용단지로 지정, 사실상 ‘용도변경’ 조치를 통해 덩치를 절반이나 줄여 놓은 상태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하이닉스는 부지대금의 70%인 약 570억원만 납부한 상태로 2001년부터 나머지 250억원의 원리금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토지공사와 충북도에서는 이런 상황을 들어 하이닉스 측에 “오창부지를 포기하든 아니면 대금을 완납을 해 달라”는 요청을 꾸준히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당시 하이닉스 측은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고 경영이 정상화하면 공장증설 필요성이 곧 발생하게 되는 만큼 매각은 고려대상이 아니다”며 오창 땅에 여전한 애착을 보였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닉스의 중국투자 계획 발표는 더욱 더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아직 오창은 때가 되지 않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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