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우재 남부 주민들, 자동차등록실 등 분리·이전 계획에 ‘위기감’

음성군은 정치적으로 감우재를 중간에 두고 음성(음성읍·소이면·원남면)과 금왕(금왕읍·대소면·삼성면·맹동면·생극면·감곡면) 지역으로 나뉘어 해묵은 지역감정을 가지고 있다.

감우재는 지리적으로 남부의 음성읍 소여리와 북부인 금왕읍 감우리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6·25전쟁 때는 남한군이 북한군과 치열한 전투 끝에 최초로 승리를 거둔 곳으로 전승기념관과 충혼탑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고개 정상 주변 주소지는 소여리에 속한다.

최근 들어 음성-금왕이 또다시 지역감정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음성군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실시한 ‘2011년 하반기 주요업무 보고회’에서 정신보건센터, 청소년문화의집과 자동차등록실을 금왕읍으로 이전 또는 분리 한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금왕읍 관계자도 “조만간 신청사로 읍사무소가 옮기게 되면 함께 이전되는 기관도 있고 점차적으로 구청사 리모델링과 함께 분리 이전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야곰야곰 빼먹다 군청마저…”

음성군의회 남궁유 의원이 지난 4월 의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금왕읍 신청사에 종합민원실 출장소 설치 주장(본보 2011.4.27일자 보도)을 편데 이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하자 군청 안팎에서 술렁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남부지역 주민들은 이러다가 군청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음성읍 지역인사 A씨는 “금왕읍 출신 이필용 군수가 집권하면서 금왕쪽으로 기관 이전을 노골화하는 것 같다”며 “다문화센터도 금왕읍 구청사로 이전한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하나 둘 야곰 야곰 옮겨가다 보면 민원출장소가 아니라 군청을 옮기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부지역 출신 공무원 B씨는 “1997년 음성소방서가 금왕읍으로 옮겨갔고 노인종합복지회관도 2003년에 금왕읍에 건립했다”고 지적하면서 “공공기관의 연쇄적인 분리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데 주요 보직에 특정지역 인사가 포진 돼 차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남부지역 공무원 C씨는 “음성은 행정도시로 키우고 금왕은 경제중심 도시로 활성화하면 될 것”이라며 “미국의 워싱턴과 뉴욕을 보면 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지금까지 특혜 고쳐져야”

반면 북부지역 민심은 확연히 다르다. 금왕읍 사회단체 인사 D씨는 “음성읍 지역은 군청 소재지로써 얼마나 많은 혜택을 누려왔냐”면서 “그쪽 사람들은 지금도 공휴일에 마땅히 먹을 식당을 찾지 못해 이쪽으로 넘어오기도 하는데, 상인들조차 공무원들과 똑같은 생활수준의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며 행정기관만 기댄다는 일부 여론을 지적 했다.

북부지역 공무원 E씨는 “공공기관 분리 이전은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복지 관련 일부 기관으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남부지역은 군청, 교육청, 경찰서, 한전 등 많은 주요 기관들이 위치해 혜택을 누려왔지만 이제는 인구의 차이가 더욱 늘어나는 만큼 일부 관련기관 설치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부지역은 금왕읍을 중심으로 인근의 중부신도시 건설과 동서6축고속도로 개통예정, 감곡중부내륙철도역사 예정, 태생국가산업단지 추진 등 개발호재가 지속되고 있지만 남부지역은 원남산업단지 추진과 소이면 현대중공업 태양광 발전사업 활성화 등만이 경제활성화 추진 단계로 꼽을 수 있다.

이래저래 남부지역은 더디고 북부는 빠른 발전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마당에 금왕출신 이필용 군수의 인사나 주요 사업추진에서 지역감정 연계 논란은 음성군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주위에서는 이 군수의 행정이 객관성 있는 인사 결정과 심도있고 개방된 정책결정 과정을 거쳐 진정성을 담보해내야 된다는 여론이 많다. 앞으로 있을 7월초 인사와 일부 공공기관 금왕읍으로의 분리 이전에서 이 군수가 얼마나 행정력을 보여주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지난달 말 인구로 보면(별표참조) 남부지역(3개읍면)인 음성읍·소이면·원남면이 2만 5076명, 북부지역(금왕읍·대소면·삼성면·맹동면·생극면·감곡면)이 6만6272명으로 약 2.6배 규모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음성읍과 금왕읍 청사 이격 거리는 약 10㎞인데 감우재는 이 길이 만큼이나 긴 고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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