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회의, 이시종 지사 신뢰 철회 후 ‘원점’ 회귀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50cm’ 축소 여부가 진천지역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4대강사업저지충북생명평화회의(생명평화회의)가 오는 주말 현장탐방을 시작으로 원점에서부터 다시 반대운동을 펼칠 것으로 알려져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지난해 봄 사업발표 초기 때 주민들은 수몰대책 미비와 미호종개 문제 등을 들어 강한 반대(본보 2010년 4월 21일자 등 보도)에 나서다 몇 달 뒤부터는 찬성으로 돌아서 지금은 대다수 찬성으로 돌아서 있는 상태다.

지난달 18일 백곡지 수변개발추진위원회와 군 이장단협의회는 이시종 지사를 방문해 면담을 갖고 둑 높이기 사업을 원안(2m)대로 추진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시종 지사는 1.5m 높임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면서 향후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한남철 대책위원장은 “도지사의 1.5m 안은 환경단체의 주장과 주민들의 주장 사이에서 협상안인 듯 내세우는 것”이라며 “시기가 6개월 이상 늦춰져 사업이 좌초되게 하는 꼼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1.5m 수정안은 좌초 노린 꼼수”

유재성 백곡면이장협의회장도 “지사가 도민 편에 서면 그만인 것을 대다수 주민들의 의견은 뒤로하고 환경단체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1.5m로 사업이 가능하다면 공무원을 시켜 농수산식품부의 확답을 들어 시행해 보라”며 물리적 사업 불가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생명평화회의 관계자의 이야기는 다르다. “2m에서 1.5m로 낮춘다는 충북도 수정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궁저수지도 13m에서 4.6m로 변경하자고 주장했지만 궁저수지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시종 지사에 대한 신뢰철회를 선언했다”며 “이제는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천연기념물인 미호종개 서식지 문제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해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어촌공사 진천지사 관계자는 “2m에서 1.5m로 변경되면 설계 시공 등에 5~6개월이 추가 소요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렇게 되면 이명박 정부 내에 가능은 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나타냈다.
종합적으로 2m와 1.5m의 차이 50㎝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정안으로 갈 경우 사업 포기 수순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가장 큰 염려다. 반면 생명평화회의는 궁저수지 사업 수정안을 이끌어내지 못하게 됨으로써 백곡저수지 사업은 미호종개를 매개로 막아내겠다는 복안이다.

충북도 “1.5m로 숙원사업 가능”

이에 대해 정한진 도 농산지원과장은 “1.5m 수정안으로 가면서 주민 숙원사업이 가능하도록 고민하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내고 “주민들도 양보한다면 시기적으로 늦지는 않은 만큼 사업은 가능하다”며 사업포기 가능성을 부정했다.

정 과장은 또 높아지는 생명평화회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도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1.5m 수정안은 지킬 것”이라며 “주민숙원 사업을 위해서 둑 높이기 사업 포기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또 다른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진천군 의회 A의원은 “진천읍 주민들의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언급된 바도 없고 읍민들을 상대로 주민설명회도 없었다”며 “높은 찬성 목소리에 덮여 반대한다는 의견은 입 밖에 내기도 겁나는 형국”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50㎝ 논쟁을 보는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이 지사 특유 고도의 거북이 전법에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휘둘리는 것 같다는 분석을 해 관심을 끌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잘못 호불호를 분명히 하다가 우군을 잃는데 일조를 했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한 전술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생명평화회의가 이미 신뢰철회를 선언했고 앞으로 미호종개를 매개로 초강수가 이어져 파장이 커진다면 그 책임 논란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지사의 거북이 전법이 50㎝ 논쟁에서 어떻게 귀결될 지 관심거리다.

한편,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시행자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3월 29일 ‘나라장터’(G2B)에 증고(높임 정도)를 2m로 하는 시설공사 입찰공고를 냈다. 백곡지구 총사업비는 599억 1400만 원으로 당초 기본계획 696억 보다 96억 8600만 원이 삭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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