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첫 뚜렷한 양강구도 관심 고조
관록 대 패기의 충돌, 조직력이 대세 가를 듯

청주 상당구가 달아 올랐다. 도내에서 가장 먼저 확실한 후보들이, 확실한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후보로 결정된 홍재형의원(66·열린우리당)에 맞서 현역 지구당위원장을 물리치고 공천을 거머쥔 윤의권 미래충북포럼 대표(47·한나라당)가 지난 23일 출사표를 던지며 선전포고한 것이다. 이들의 ‘맞 짱’은 60대 관록 대 40대 패기의 대결로 이미지화되면서 이미 유권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민노당과 민주당, 한나라당이 자체 후보를 냈거나 내세울 움직임이지만 지금의 판세라면 그야말로 메가톤급 인물이 아닌 이상 홍재형 윤의권 두 후보의 틈바구니를 비집기는 어려울 조짐이다.

경제정책 관료, 실물경제인 대비도 흥미

홍재형 윤의권 두후보는 똑같이 경제 전문가라는 점에서 남다른 흥미를 끈다. 홍의원이 경제부총리를 두 번이나 지낸 정책의 경제통으로 통한다면 윤대표는 철저하게 맨 손으로 자수성가해 기업을 일군 실물경제통으로 비교된다. 때문에 이들의 경쟁은 초장부터 분명한 자기 색깔을 갖고 시작됐다.

이곳 상당구의 선거분위기가 결정적으로 부양된 계기는 역시 한나라당의 단일 후보 등장이다.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두 후보가 지루한 기싸움을 계속할 때만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재형의원의 독주가 두드러졌지만 막상 윤의권씨로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되자 분위기가 환기되는 것이다. 맞대결 구도가 가져다 주는 상승 효과인 셈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된 후 양 캠프의 움직임은 아주 기민해졌다. 본선 전략에 돌입한 것이다. 지역의 명망있는 인사들도 속속 캠프에 참여할 태세다.

지금으로선 두 캠프가 서로 상대의 조직력을 무시못한다. 홍의원은 현역의 프리미엄에다 그동안 수사(修辭)보다는 ‘내용’을 중시해 온 의정활동으로 광범위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윤대표는 특유의 돌파력으로 정치 신인답지 않게 각계 각층의 골수 지지자를 꿰차고 있다는 점에서 그 파괴력이 주목되는 것이다. 정치입문을 결심한 후 지난 3년간 정열적으로 사회활동을 벌인 것도 지지세 확산의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

민노총 낙선운동, 사생활 구설수는 서로 아킬레스건

홍의원의 장점은 역시 화려한 공직경력으로 무장된 ‘실력’과 ‘역할‘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전의 컨셉도 ‘한번 더 기회를 줘 큰 일을 하게 해야 한다’는 정치적 중량감의 부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 4년간 실천으로 보여 준 개미같은 부지런함(역할)에 정치적 중량감까지 더해진다면 정치권을 대표하는 인물로 클 수 있다는 기대감의 발로인 것이다. 결국 균형되고 안정된 정치력을 바라는 유권자의 표심이 홍의원에게 시선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윤대표는 ‘실물경제인’ 답게 유권자에게 ‘실체’로써 어필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무기다. 실제로 그는 그동안 각종 방송활동과 강연으로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특화된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준비된 국회의원’임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사회 기여활동에 힘입어 노인, 여성층과 젊은 세대에 폭넓은 매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경쟁후보를 긴장시킨다. 홍의원이 지지도의 정점에 선 방어의 입장이라면 윤대표는 이미 검증된 패기와 추진력으로 치고 올라가는 공세의 입지에 선다는 것도 향후 추이와 관련 주목할 부분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약점은 있다. 자신을 반진보 반개혁적 인사로 낙인찍고 오랫동안 낙선운동을 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민노총의 움직임이 홍의원을 불편하게 한다면, 아직 결정적인 것은 없지만 그동안의 처신과 관련, 시시때대로 나도는 구설수는 윤대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이젠 관록에 정치력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홍의원이나, 현역 위원장과의 혹독한 예선전을 치르면서 살아 남아 잠재적 저력을 인정받은 윤대표의 ‘맞 짱’은 이래저래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