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시장의 녹색비전

▲ 정진청주충북환경연합 풀꿈환경도서관장
풀꿈환경강좌는 청주충북환경연합과 청주시가 공동주최하는 강좌로 매월 두 번째 수요일에 진행된다. 이 강좌를 통해 녹색시대를 가꾸어 갈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함께 나눌 수 있어 꼭 참여하는 행사이다.

5월 11일 평소 시청앞 상당도서관에서 진행하던 강좌와 달리 좀 더 넓은 공간인 용암동 시립정보도서관 강당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을 초청해 ‘대한민국 대표 환경수도 조성을 위한 수원시 환경정책’이란 주제로 강연이 진행되었다.

처음 강좌 홍보 내용을 접했을 때, 시장, 공무원, 정치가 정도의 이미지로 강연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는데, 환경전문가, 환경운동가였다는 그의 이력에 눈길이 가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4대강살리기 사업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양복의 웃옷을 벗고 셔츠소매를 걷으며 강의가 시작되었는데, 소탈한 모습이 낯설면서도 다정해보였다.
수원시장에 재임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시민과 수원시가 소통과 합의를 이루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사례는 수원소재 어느 아파트와 상수도사업소간의 물값분쟁에 시가 적극 참여해 지혜롭게 해결한 것이었다.

아파트 단지내에서 각 세대로 이어지는 수도관 누수 때문에 관리소측이 억울한 상황에 빠졌고, 몇 천 만원을 변상해야할 상황에 처한 관리소장이 민원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 상황을 알게 된 수원시는 주민대표, 관리소, 상수도사업소과 협상을 벌여 적정수준에서 합의를 보았고, 모두가 흔쾌히 합의에 응해 해결이 된 민원이다.

이후 주민과 관리소 직원 등의 시정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졌다고 한다. 이같이 시민의 의견수렴을 가장 우선시 하는 수원시장의 방침 덕분에 수원시 정책 결정에 시민의 의견반영도도 높아지고,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주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어려움을 헤아려준 시의 태도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내 아픔을 헤아려주는 시의 정책에 어찌 관심과 지지를 보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시와 시민의 관계란 원래 그런 것이 아니었던가, 마치 잃었던 것을 되찾은 느낌이 들었다.

수원시의 시정에 대한 설명은 참신하고 건강한 느낌이 들었는데, 특히, 좋은시정위원회를 통한 정기적 정책평가, 주민참여예산제, 시민배심원제 등 지속적인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거버넌스 행정의 실현은 주목할 만 했다.

정기적 정책평가는 시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를 유도, 시정책을 평가해 반영하는 제도이며, 주민참여예산제는 시민이 시의 예산책정에 참여해 불필요한 예산절감을 유도하고 예산의 편성을 건강하게 하기 위한 제도였다.

또한 시정 주요 쟁점사항이나 주요정책에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했다고 하는데, 시민배심원제가 도입되면 주요 사안과 관련되는 이해당사자 뿐 아니라 일반 시민의 의견도 시정에 적극 반영되기 때문에, 시정의 객관성이 유지되고 갈등 상황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환경전문가 이기도 한 염태영시장의 환경에 대한 사고는 다른 정치인과는 달랐다. 막무가내 토목공사식 환경정책으로는 앞으로 환경파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환경문제에 대한 이해와 휴머니즘에 입각한 생태도시 철학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 말을 들으며, 도내 보은군, 진천군, 청원군 등에서 지역주민과 갈등을 빚으며,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충북도지사의 행보를 생각하니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과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이 되었다.
민원전화를 받는 공무원의 태도에 대한 언급은 참 속이 시원했다.

주민의 민원이 전화로 왔을 경우, 담당자를 찾지 말고 전화 받은 그 사람이 해결하라는 것인데, 담당자 찾아 전화를 이리저리 돌리는 경우 민원인은 감정이 격해지고 결과적으로 담당자와의 소통에 차질을 주며, 민원 해결시에도 높은 만족도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내린 방침이라고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전화 민원시 이런 경우를 당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는데, 작은 배려에서 감사함은 오히려 크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충청북도와 청주시도 좀 더 현장에서 도민, 시민과 눈을 맞추며 소통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개발,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수원시는 시민과 소통하고 합의하기 위한 다양한 채널을 가지고 있었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시장과 시민과의 만남의 시간이었다.

수원시는 시민들이 시장과 자유롭게 만나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 '느티나무 벤치미팅'을 열었는데, 매달 정한 대화주제에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나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일과시간 이후 시청 앞 마당 느티나무 벤치나 북카페에서 시장과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 이다.

느티나무 벤치미팅에서는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끼리 정을 나누며 오래 기억이 남는 즐거운 저녁 한 때가 될 수 있도록 참여자들 각자가 음식을 조금씩 가져와 함께 나눠먹는 포트럭(potluck)행사와 염태영 시장과 개인사진, 단체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타임을 갖는다고 했다.

또한 소셜미디어인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과 합의에도 적극적인 활동하고 있었다. 강연 내내 염태영 시장의 수원시정책을 들으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시정을 이끌어온 이야기였기에, 희망이 보이고 신선한 자극이 되어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감동을 주는 정치, 시민이 주인으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요구하고, 기분 좋게 누릴 수 있는 정치, 이런 정치를 할 수 있는 이가 진정한 정치가라는 생각도 들었고, 수원에서 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철학이 분명한 염태영시장이 앞으로도 바른 정치가로서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염태영 수원시장은 대학에서 농화학을 전공하고 환경기술사 자격(수질관리)을 취득했다.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던 염 시장은 1994년 수원환경운동센터를 창립하고 공동대표를 역임하였으며, 수원천되살리기 운동을 통해 초창기 국내 도시하천 복원운동의 시초가 되었다.

수원르네상스포럼 대표와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민주당 4대강대책(대운하) 특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이전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국립공원관리공단 상임감사, 2006년도 수원시장 출마,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초대 사무총장 겸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생태도시로 가는 길’, ‘우리동네 느티나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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