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2일 새벽 1시쯤(현지시간) 은신처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외곽의 저택에서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특수작전에 의해 사살됐다. 오사마 빈 라덴은 2001년 9.11 테러의 배후인물로 지목돼 지난 10년 동안 미국 정부가 직접 추적을 해왔다.

작전에 투입된 병력은 단 25명, 백악관의 국가안보팀은 현장 화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며 상황전개를 파악했다고 하니 정말 영화와 같은 얘기인데 이를 소재로 한 영화까지 제작된다고 한다. 빈 라덴이 죽었어도 알카에다가 건재하고 탈레반 같은 이슬람 과격단체들은 보복테러에 나서겠다고 기세가 등등하다. 빈 라덴이 제거됐다고 테러의 위협이 사라진 건 아닌 듯하다. 세계는 여전히 화약고다.

이처럼 엄중한 시국에 미국의 폭스TV가 관련 속보를 내보내면서 자막에 오사마 빈 라덴을 ‘오바마’ 빈 라덴으로 표기해 화제가 되고 있다. 폭스TV는 속보를 쏟아내던 브레이킹뉴스에 ‘REPORTS: OBAMA BIN LADEN DEAD’라는 자막을 내보냈는데, 이는 한국의 네티즌들까지 와글와글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상황이 긴박하다보니 S를 B로 바꿔 쓴 것은 실수일 거라는 여론이 대세를 이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폭스TV가 일부러 오타를 냈을 것이라는 예리한(?) 분석도 나왔는데.

충청일보 58년 전 ‘견통령’ 필화

어찌 됐든 ‘오사마→오바마’가 필화사건으로 이어지지 않을 건 분명하다. 그러나 충북지역에선 비슷한 사례에서 촉발된 필화사건이 있었다. 58년 전 얘기다. 2005년 초 직장폐쇄로 신문발행이 중단됐다가 노조중심의 새충청일보(현 충청타임즈·2005년 8월15일 창간)와 제호를 인수해 속간한 충청일보(2007년 3월1일 속간)로 양분되면서 적통성에 대한 시비가 일기도 했던 옛 충청일보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역사회의 증인’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충청일보는 1946년 3월1일 ‘국민일보’라는 제호로 출발했다. 국민일보는 1950년 6.25전쟁으로 장기간 휴간했다가 다시 발행을 시작한 1953년 5월20일 대통령을 견통령(犬統領)으로 오식(誤植)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한다. 점 하나를 잘못 찍은 것인데, 당시는 활자를 골라 조판을 하던 시절이었으니 글자를 잘못 고른 것이다. 전설처럼 내려오던 ‘견통령 사건’의 전모다.

지금 같으면 ‘오바마 사망’처럼 웃고 지나갈 일이지만 편집국 간부들이 구속되는 필화로 귀결됐다고 역사는 전한다. 국민일보는 같은 해 11월28일 ‘한·일(韓日)’을 ‘일·한(日韓)’으로 잘못 표기해 군정법령 제88호에 의해 폐간되기도 했다. 3개월 뒤 제호를 충북신보로 바꿔 속간했고, 1960년 8월15일 영역을 확장하자는 취지에서 충청일보가 됐다.

그 어둠의 세월을 지나 2010년 11월 리뷰 in 리뷰에서 ‘G20을 쥐20이라고 읽는 사람들’이라고 제목을 달아도 아직까지 뒤탈이 없는 이 언론의 자유가 감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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