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이 짙어가는 5월 첫날. 산자락 아래로 대청호의 푸른 물빛이 어른거리는 보은군 회남면 면사무소 광장에는 간밤의 모진 비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던 이 마을 노인들이 잔치가 벌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면사무소 마당 한쪽에 마련된 임시무대에는 벌써부터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리면서 본격적인 공연을 위한 막바지 리허설이 한창이다.


이날 잔치는 보은 회남초등학교 31회 동창회(대표 박종만)가 해마다 5월 열었던 동창회 대신 지역 노인들을 위한 '효 잔치'로 발상을 바꾸면서 마련된 자리.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벌써 수십년이 지나, 어느덧 자신들의 머리도 희끗희끗해졌고, 어떤 동창은 이마가 훌러덩 벗겨져 누가 잔치를 베풀고, 누가 대접을 받는지도 분간이 쉽지 않을 만큼의 그리움 가득한 시간이 흐른 동창생들.

보은 회남초등학교 31회 동창회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 고을 노인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위해, 동창생은 물론 가족들까지 팔걷고 나서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해 흥겨운 잔치 한마당을 펼쳤다.

이날 잔치 한마당에서는 노인들이 좋아하는 우리 민요와 창, 익살스러운 각설이 타령이 공연돼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특히 남성남 원로 코미디언을 초대해 노인들의 흥겨운 시간을 마련했다.

박 대표는 "지역 어르신들이 항상 오늘처럼 웃으시며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정상혁 보은군수, 박범출 군의원, 정윤오 회남면장 등 각급 기관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대교적십자봉사회, 회남면이장협의회, 회남면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내 부모님같이 노인들을 모셔 노인들의 주름진 얼굴에 환한 미소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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