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그릇에 현대의 의식과 감성 담다

반영호 시인이 시집 ‘허공의 집’을 〈문학의전당〉에서 발간했다. 한국예총 음성지회장을 맡고 있는 반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이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라는 시집의 부제가 말해주듯 이 시집의 시들은 시조의 종장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 한 편을 15자 내외로 완성한 셈이다. 언어의 경제성을 최대한 살리되 그 시적 의미를 무한 확장해야 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온 시인의 또 다른 성과물로 평가된다.

시집에는 118편의 시가 펼쳐져 있다. 자연에서부터 인간과 인간의 세상과 관념에 이르기까지 그 소재도 매우 다양하다. 이는 시인의 시적 관심의 영역이 그만큼 한정적이거나 부분적이지 않다는 의미이다.

해설에서 최 준 시인은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반 시인은 매우 독특한 시 쓰기를 지속해 오고 있다. 시인의 거듭된 노력에는 시인 나름의 소신도 엿보인다. 자유시를 쓰면서 신춘문예에 시조로 당선한 이력도 지니고 있는 이 재주 많은 시인은, 어떻게 하면 말을 극도로 절제하면서도 의미를 완벽에 가깝게 담아낼 것인가에 대해 퍽 오랜 동안 고심해 왔던 것 같다”고 평가한다.

김석준 문학평론가는 “반 시인은 전통의 오지그릇 안에다 현대의 의식과 감성을 담아내고자 한다. 퓨전이다. 전통의 변형이다. 새로움이다. 매너리즘에 빠지는 함정을 슬기롭게 극복해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시인이 복잡다단한 우리의 삶—시간—세계를 어떻게 건너가는지, 시인의 노력이 어떠한 문학적 가치를 지니게 될지 많이 궁금하고, 몹시 기대된다”며 시인의 시적 작업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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