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4.27 재보선 어떻게 다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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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4.27 재보선 어떻게 다뤘나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4.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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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4.27 재보선, 그 어느 때보다도 불법선거운동 논란이 뜨겁다. 선거 막바지에 다다르면 불법선거 의혹,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리는 게 단골 공식처럼 돼버린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엔 정도가 심하다.

우리 지역 얘긴 아니지만 강원도지사를 뽑는 선거에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측에서 불법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4일 경찰은 강릉의 한 펜션에 전화방을 차린 뒤 홍보원들을 모집해 임차한 휴대폰으로 엄기영 후보 지지를 부탁하는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모집관리책 김 모씨와 한나라당 강릉지역위원회 전 청년위원장 권 모씨 등 2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고, 전화홍보원 29명에 대해서도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지난 25일 1면 머리기사 <엄기영 불법선거 뒤에 ‘여당조직’>이라는 기사를 싣고 이번 사건에 한나라당 측 인사들이 개입한 정황과 증거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전화홍보원으로 일한 한 여성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분명히 돈을 받기로 하고 선거운동 홍보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 중대한 사건을 다른 언론에선 ‘제대로’ 다뤄주지 않았다. 사안의 가치를 따지지 않고 중립을 내세우며 선거판이 혼탁하다는 식의 양비론으로 물타기를 하려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엄기영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발뺌했다.

늘 이런 식이다. 아무리 지지한다고 해도 억대의 돈을 써가며 펜션을 통째로 빌려 사람들을 고용해 불법 전화방까지 차려 홍보에 나섰다는 건 상식을 벗어난 얘기다. 엄기영 후보가 당선된다 해도 불법선거운동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싶다.

정보도 제공 못하는 언론

우리지역에서도 일부 선거구에서 기초의회와 도의회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흔히들 재보선은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며, 다음 선거를 전망할 수 있는 민심을 보여주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얘길 한다. 광역과 기초의회 선거에서는 이마저도 관심 밖이다.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물러난 사람들 대신에 새로운 사람들을 뽑는 선거인데 이번에는 불법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정말 제대로 된 인물인지를 가려봐야 하는데 언론이 이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신문들은 연일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유권자들의 무관심은 비판 받을 만하지만, 언론도 유권자들이 왜 관심 없어 하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관심을 가질만한 핵심적인 의제가 없질 않았나. 언론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편 우건도 충주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실을 인정받아 벌금 700만원 형을 받아 시장 직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고 지난 25일 신문들이 전했다. 신문들은 선거를 또 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충주시민들이 술렁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 시장은 선거운동 당시 한 일간지 기사를 인용해 상대후보를 비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1심판결에선 무죄였지만, 2심에선 뒤집어졌다. 재밌는 것은 문제가 된 기사를 쓴 기자는 1심에서 이미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이다. 언론보도를 인용해 말한 것이 무슨 잘못이냐는 게 우시장의 입장인 듯 보이나 기사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심판이라도 제대로 봐라

“후보 중심의 보도에서 벗어나라, 유권자 의제를 설정하라, 경마식 보도를 하지 마라, 정책 보도를 해 달라.” 이는 내가 일하는 시민언론운동 단체에서 선거 때마다 강조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선거보도엔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신물 나게 얘기하는 입만 아프다. 차라리 요구사항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도 한다. 선거판은 변하지 않았고, 언론은 유권자들의 직접적인 요구를 들을 여유가 없어 보인다. 심판 역할이라도 제대로 해줬으면 싶은데 이마저도 만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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