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이상 등록금·물가상승… 생활비 압박·경제적 곤란

▲ 22일 오후 서울 대학로 대명거리에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및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복장으로 '알바생들의 최저임금 1000원 인상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최저 임금 5000원을 요구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대학생 알바 시급 3000원 시대>1000만원 등록금 시대에 대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정작 생계형 아르바이트생의 66%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방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해져 80% 이상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올해 초부터 호죽노동인권센터와 함께 도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노동법 강의와 최저임금준수 캠페인, 길거리 무료상담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청주청년회 청년알바연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청년알바연대는 최근 충북대 총학생회와 함께 청년학생 최저임금현실화를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취업포털 커리어가 대학생 구직자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7%가 최저임금보다 적은 급여를 받고 근
무한 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이유는 '아르바이트를 급하게 구해야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앞서 4월 청년유니온이 전국 427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직원 44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법정최저임금(지난해 4110원) 이하를 받은 학생이 66%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선 80% 가까이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4월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 알바몬이 대학생 39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54.8%가 현재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으며 알바 및 구직대학생 72.2% 중에서 66.8%가 생계형 아르바이트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응답자 88.3%는 최근 등록금 및 물가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압박 등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일한만큼 받았지만 일자리 잃을까 두려워"
시급 3000원 편의점 알바 대학생 서보람 씨
 
청주 서원대학교 서보람(24·여·가명)씨. 서 씨는 휴학 후 학교 근처 편의점에서 하루 5시간씩 주 3일을 근무했다. 서 씨가 항상 근무 시간 5분 전에 도착할 것을 요구받고 받은 돈은 시급 3000원. 총 90시간을 일하고 받은 돈은 27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올해 초 법정최저임금이 시급 4320원인 점을 감안하면 11만8800원을 지급받지 못한 결과다. 서 양이 제대로 된 시급을 받았다면 적어도 월 90시간을 일하고 받을 수 있는 급여는 총 38만8800원이 된다.
다행히 서 양은 올해 초 청주청년회 청년알바연대와 상담이후 미지급액인 11만8000원을 받을 수 있었다. 서 양은 "상담 후 청년알바연대가 사업주에게 사실을 알린 것 같다. 사업주는 불같이 화를 냈고 아마도 본인과 직접 와야 지급하겠다고 말한 것 같다. 무서운 생각도 들었지만 청년알바연대와 함께 편의점 주인을 만나 미 지급됐던 시급을 받을 수 있었다"며 "편의점 주인은 장사가 안 되어서 그랬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청년알바연대가 최저임금법에 대해 설명하고 지급하지 않을 경우 노동청에 진정한다고 하자 차액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서양은 현재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내년에 졸업반으로 복학하기 전에 등록금도 벌고 스펙을 쌓기 위한 학원비도 벌기 위해서다.
서 양은 "일자리가 하늘에 별 따기인 요즘 '더운밥 찬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며 "일한 만큼 제대로 된 시급을 받아 좋긴 하지만 복학 이후에도 아르바이트를 해야 생활이 되는 상황에서 혹시나 나쁜 소문이라도 퍼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울까 두렵다"고 전했다.

"적은 월급 사나흘 뜸들이다 주기 다반사"
시급 2700원 커피숍 알바 대학생 이자영 씨

충북대학교 3학년 이자영(22·여·가명)씨. 그는 지난 겨울방학 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가 주 5일 하루 8시간씩 한 달 동안을 일하고 받은 급여는 65만원에 불과했다. 이를 한 달 기준, 시급으로 계산하면 2700원을 받은 것이다. 최저임금으로 따지면 무려 38만6800원이 부족한 급여다. 커피숍 주인이 주장하는 주 5일 시급으로 계산해도 한 달 20일 기준으로 69만1200원이 지급되어야 하지만 역시나 4만1200원이 미지급된 상황이다.
이 씨는 타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를 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리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에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학기 중에는 조교 잔심부름과 교수 연구실 청소를 하며 근로 장학금으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방학 때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 놓지 않으면 학기 중 생활이 빠듯해져 손을 놓을 수 없다. 더욱이 3학년 때부터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공부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래저래 시간을 쪼개야 하는 형편이다.
이 씨는 "3학년이라 취업준비도 해야 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 한다"며 "더욱이 겨울방학에는 대입 수능을 치른 고3 졸업생들이 대거 쏟아져 나와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더 힘들다"며 "제대로 시급을 받지 못해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적은 월급마저도 제 날짜에 주지 않고 2∼3일 뜸을 들인 뒤 지급을 하지만 뭐라 하소연도 못한다. 요즘에도 아쉬울 때마다 간혹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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