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최대 현안 노-사·노-노 대혼란 예고

올해 노사관계가 최근 몇년 사이 중 가장 불안할 것이란 전망 속에 지역내 주요 사업장들의 노사협상이 이번 주부터 본궤도에 오른다.

특히 노조법 재개정, 복수노조 도입, 최저임금 확대 등 각종 노동 현안과 관련해 노사(勞使) 노노(勞勞) 노정(勞政) 간 목소리가 제각각 나오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년 만에 춘투(春鬪)가 다시 등장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지역 주요 기업 노사협상 돌입=충북 최대 사업장인 하이닉스반도체와 LG화학이 이번 주와 다음 주 노사 간 상견례를 갖고 올해 임금·단체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하이닉스노조는 지난주 노조간부 수련회와 청주 이천사업장의 공동교섭단 구성을 마치는 등 노사협상을 시작할 준비를 완료했다.

민주노총 대표 사업장인 LG화학 노조도 1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갖고 올해 사측에 요구할 임단협안을 심의확정하고 늦어도 이번 달 안에는 노사 간에 첫 대화를 가질 계획이다.

또 인근 LS산전은 지난주 노조 수련회를 통해 올해 노사협상 안건을 확정한뒤 다음 주 28일쯤 첫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며 LG하우시스나 LG생활건강 등 주요 대기업 노조들도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노사협상에 들어가는 등 지역에 노조 본조를 둔 대형 사업장들의 올 임단협이 일제히 시작된다.

이외에 매그나칩반도체는 지난 11일, 정식품은 지난 12일 이미 노사협상 테이블에 올랐으며 한국네슬레는 오는 28일 협상에 들어간다.

◇올 노사협상 쟁점은=오는 7월 복수노조 제도 시행이 가장 큰 문제다. 정부는 '복수노조는 허용하되 교섭창구는 단일화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사측도 준비 부족을 호소, 노사(勞使) 및 노노(勞勞) 관계에 대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사업장 단위에서 2개 이상 노조를 자유롭게 설립하도록 허용하지만 교섭창구는 단일화하는 내용의 복수노조 제도를 전면 시행한다.

이에 따라 재계와 노동계 모두 제도 시행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최근 복수노조 시행 시기에 맞춰 총파업을 선언했으며, 한국노총도 '창구단일화 폐지'를 목표로 야권과 정책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은 준비 부족과 대비책 미흡에 따른 노사관계 불안의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 한 번도 시행되지 않은데다 제도 자체에 대한 노사 간 시각차가 크고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행 규정으로 명시해 노사 교섭에 앞서 노노 간 갈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아직 마무리가 안 된 타임오프와 영세업종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확대문제 등도 논란거리다.

◇지역 노사관계 전망=복수노조 시행으로 인해 지역 대기업들의 노사-노노 관계에도 대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하이닉스반도체가 1사 2노로 복수노조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이미 수년 동안 복수노조로 안정된 노조 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별무리가 없고 공동교섭단으로 지금까지 협상을 진행해 왔다. 또 청원 현도의 오비맥주가 1사 2노이다. 오비의 경우 상급단체가 청원공장은 민노, 광주공장은 한노로 좀 복잡하다.

이런 가운데 노조위원장 선거가 있는 몇몇 대형 사업장들의 경우 노노 간의 갈등에 따른 '제2의 노조설립'은 아주 민감한 사안이 되고 있다. 더욱이 사업장이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을 경우 복수노조 설립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복수노조 등 제도적 문제와 함께 임금인상도 현안이다. 일부 대기업은 최근 가장 좋은 실적을 올리면서 어느 해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어 노조 측의 인상률 요구도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청주지청의 한 관계자는 "최근 5, 6년 동안 지역 노사관계가 어느 때보다 안정돼 왔다"며 "현대자동차의 타임오프 도입 여부, 복수노조 도입, 대기업 호황에 따른 인금인상 요구 등 굵직한 현안으로 올해 노사관계를 예측키는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청주로 한경식 노무사는 "타임오프나 복수노조는 노동법 근간을 바꾸는 사안"이라며 "고용부내에 별도의 과를 만들 정도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어 올해 노사관계는 이 부분에서 결정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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