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지지도 추락, 신경식의원 구속, 외부인사영입 난관
“이러다간 한 자리도 못 챙길라” 위기감 고조

요즘 충북 한나라당이 실의에 빠졌다. 연일 중앙당의 파열음이 그치지 않는데다 도내 공조직의 정점이었던 신경식의원(구속)의 빈자리가 예상외로(?) 크기 때문이다. 지방언론에서도 최근엔 한나라당 얘기를 찾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도내 한나라당이 분위기에서 밀리고 있다는 증거다. 아직 후보가 드러나지 않는 선거구에 대한 외부인사영입 작업도 별무 성과다. 기껏 공을 들이고도 열린우리당에 선수를 빼앗기는가 하면, 당연히 한나라당 출마가 점쳐졌던 잠재적 외부 인사들마저 불출마를 고집해 체면이 서질 않는다. 한나라당 꽃이 활짝 피었던 2002년 지방선거와 이회창 대세론이 지역을 휩쓸었던 지난 대선 때와는 달라도 크게 다른 것이다.

유권자 마음돌릴 특단조치 시급
총선 정국 초기만 하더라도 한나라당은 3명의 현역의원과 넉넉한 예비 후보군들의 포진으로 다른 당과의 비교우위를 내심 즐겼지만 지금은 되레 인물난을 겪고 있다. 현재 충북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적이거나 가능한 인물은 대략 4명 정도. 청주 흥덕 갑의 윤경식의원과 충주 한창희위원장, 제천 단양 송광호의원, 남부3군의 심규철의원 등이 꼽히고, 나머지 지역에선 고만고만한 후보들이 경합하거나 아예 마땅한 인물이 드러나지 않는다. 분구 예상지역을 포함해 도내 8개 선거구중 현재로선 당선권으로 분류되는 지역은 고작 한 두곳 정도다. 당내 일각에선 “이러다간 한 석도 못 건지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마저 터져 나온다. 한 관계자는 “당내 위기감을 솔직히 시인한다. 우선 중앙당부터 흔들리지 않느냐. 뭔가 특단의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분명 어려운 상황이 닥칠 것이다. 그동안 사활을 걸었던 노무현정권과 여당 흠집내기도 더 이상 국민들한테 먹혀들지 않는다는게 곤혹스럽다. 때문에 우리로선 국민들의 정치식상증을 치유할만한 대안찾기가 쉽지 않다. 정치권이 워낙 혼돈스럽고 갖은 치부가 다 드러나다 보니까 ‘차라리 잘 됐다. 노무현정권이니까 가능하지 않으냐’는 동정론이 나오는 것도 우리로선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게다가 신경식의원의 구속으로 충북에서 구심점을 잃은 것은 큰 문제다. 지금은 확실하게 비상시국이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각 캠프별로 자체 실시중인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특정 지역의 경우 얼마전까지만 해도 예상후보 지지도에서 한나라당이 훨씬 앞섰는데 지금은 근소한 차이로 좁혀지거나 오히려 역전되는 추세다.

당은 위기감, 책임자는 자기관리?
충북에서 한나라당의 고민은 당장 신경식의원의 텃밭인 청원에서부터 불거졌다. 비록 신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도지부장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당에서 특히 많은 공을 들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 의욕적으로 접촉했던 외부인사들이 선뜻 나서기를 꺼리는 바람에 아직도 구체적 대안을 못찾고 있다. 최근 김도훈 전검사의 변호인인 오성균변호사를 영입중에 있으나 오변호사는 출마를 선언하기도 전에 이미 자신의 정체성에 큰 상처를 입혔다. 지난 13일 실질적으로 충북에서 민주당을 대표하는 김기영 도지부장 권한대행(청원출마)이 도청 기자실에서 오변호사의 민주당 영입 가능성을 밝히며 청주 상당 출마를 공언했는데 며칠만에 한나라당 출마설로 돌아 선 것이다. 이에 대해 김기영씨는 “당혹스럽다. 물론 내 쪽에서 영입작업을 벌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이럴바엔 처음부터 의사를 분명히 했어야 했다. 이건 정치적 신의 문제다. 아직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추이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영 오성균씨는 충북고와 고려대 선후배간이다. 막상 청원의 다른 후보들은 오변호사의 후보경쟁력을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한 정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관련, 지금의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중앙당 차원의 혁명적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차떼기로 상징되는 당의 이미지가 이미 유권자들한테 각인됐는데도 이를 불식시킬만한 해법을 못찾는 것이다. 충북에선 신경식의원 구속이후 조직운용에 탄력을 잃은게 큰 문제다. 어쨌든 정치에선 자꾸 일을 만들어 내고 와글와글 떠들어야 관심을 끄는데 지금 그렇지가 못한 것같다. 핵심 관계자들조차 당보다는 ‘자기관리’에 들어갔다는 볼멘소리마저 나온다. 경계경보가 울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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