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대통령, 수도권 위주 전국지에 맞서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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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대통령, 수도권 위주 전국지에 맞서는 방법은?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4.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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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봄나들이길, 동네 어귀마다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 약속을 지키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내걸린 것을 본다. 사람 발길 없는 한적한 시골길에도 이 현수막은 봄바람에 날린다. 이렇게 염원(?)한다고 해서 과연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 주장은 현수막에만 있는 게 아니다.

지역언론들은 벌써부터 ‘과학벨트 분산배치는 절대 안 된다,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라, 절대 밥그릇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라고 보도했다. 뭘 그리 뻔한 소릴 하나 싶지만 나름 절박하다. 언론만이 아니다.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서명운동도 벌이고, 청와대 앞에까지 가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정권퇴진 운동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정치권, 시민사회, 언론 모두가 나서서 요구한 셈이다.

이런 사정은 우리 지역만이 아니다.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기로 하자 대구경북, 부산지역 주민들도 ‘단디’ 뿔이 났다. ‘지방은 대한민국이 아닌가’, ‘서울만의 대통령인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이 지역 신문 1면을 장식한 헤드라인이다. 그만큼 정부에 대한 분노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서로 유치를 주장했던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간의 감정대립도 만만치 않다.

신공항이 물 건너가자 영남 지역을 달래기 위해서 과학벨트를 쪼갤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북지사와 대구시장을 비공개적으로 만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과학벨트법 자체에도 분산배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라는 사람은 원래 벨트는 늘어뜨리는 개념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했다.

과학벨트는 이명박 대통령이 충청권에 던져준 가장 큰 공약중 하나다. 충청권 주민들은 과학벨트 공약을 철썩 같이 믿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또 말을 바꿨다. 공약집에 분명히 나와 있고, 공식석상에서, 언론매체에서 말해놓고도 그런 적이 없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대통령의 말 바꾸기 덕에 영호남 지역에서도 과학벨트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영호남 지역 신문들을 보지 않아도 과학벨트를 어떻게 보도할지 가늠할 수 있다. 저마다 자기 지역으로 과학벨트가 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을 것이다.

지역언론이 지나치게 감정적인 보도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하기에도 분위기가 좋질 않다. 우리 지역 잇속인데 그럼 가만히 앉아 있냐는 식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주장만을 담은 언론보도가 정작 도움이 될지 걱정이다.

그렇다면 전국 일간지들은 어떻게 보도할까. 일부 전국일간지들의 수도권 중심주의 논조는 이미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 지난 신행정수도 건설 논란 때도 천도설 운운하며 반대 여론을 이끌었다. 세종시 논란도 마찬가지다. 신공항 문제도 다르지 않다. 경제적 이익이 나질 않는다며 공항 건설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역언론은 수도권 중심 보도로 일관하고 있는 일부 전국일간지를 실명으로 비판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중요한 사실은 ‘수도권 신문’들이 바라는 대로 여론의 방향이 흘러간다는 거다. 지역에서는 ‘백지화’되고, ‘빼앗기고’ 마는 사태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때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지역언론도 지금처럼 지역의 요구를 보도할 것이다. 서울에 수천, 수만 명이 모여 집회를 해도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더라며 분노하던 지방분권운동가들은 말했다. “왜 조·중·동을 전국일간지로 부르느냐, 그 신문들은 수도권 신문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지방은 죽었다’라는 얘기는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다. 가만히 보니 이명박 정부는 지역 간 갈등을 유발시켜 박 터지게 싸우는 것을 바라는 모양이다. 이대로 계속 요구만하는 게 정답일까 하는 의문이 계속 남는다. 벚꽃은 아름답기만 한데 비수도권 지역주민들은 잔인한 4월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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