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등 7억원 들여 우륵, 만세운동 등 22점 제작
2007년 한 차례 전시회 가진 뒤 문화회관에 방치

국비 7억 원을 들여 만든 충주 중원역사인물기록화가 제대로 된 전시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4년째 뒷방 신세를 지고 있다.
중원역사인물기록화는 전국 최초로 제작된 대작(大作) 기록화로 기대를 모았지만 갈 곳 없는 천덕꾸러기가 된 것이다.

정부와 충주시는 지난 2005년부터 중원문화역사인물기록화를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까지 특별교부세와 지방비 등 모두 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2점의 그림을 제작했다.

▲ 국비 7억원을 들여 만든 중원역사인물기록화가 전시공간도 못하고 4년째 방치되고 있다.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은 수개월의 작업을 거쳐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들은 각각 배정된 1개 역사를 300호(3m×2m) 규격의 화폭에 담았으며, 2700만 원의 개인작업료를 받았다.

시는 우선 2007년 4억 8000만 원을 들여 국원성과 중원고구려비, 악성 우륵과 탄금대, 삼국통일에 기여한 문장가 강수 등 14가지 주제의 그림 14점을 제작했다.
이어 지난해 2억 2000만 원의 사업비가 추가로 투입돼 선사시대 유물이 출토된 조동리 사람들, 신니 만세운동 등 8가지 주제 8점의 그림이 만들어졌다.

중원지역 역사를 한 폭의 그림에 담는 이 사업은 투자 사업비가 큰 대형 프로젝트인데다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시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때문에 당초에는 이 기록화를 주제로 한 전시관 건립, 테마 산길 조성 등 다양한 관련 사업 아이템이 쏟아졌다.
하지만 제작된 중원역사인물기록화는 2007년 충주문화회관에서 전시회를 가진 이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불 꺼진 문화회관 2층 전시실을 4년째 지키고 있다.

그림 1점당 수천만 원을 들여 제작해 놓고, 또 그 가치가 수천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전시실 앞 복도에 나앉는 수모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현재 이 기록화는 평일 관람객이 거의 없어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조명을 꺼놓고 있고, 주말에도 관람객 발길이 뜸한 실정이다. 충주문화회관 관계자는 “많아야 하루에 1~2명이 전시실을 찾고 있는 형편”이라며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소등해 뒀다가 관람객이 오면 전시실 불을 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고, 가치가 있는 작품들을 위한 전시공간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좋은 작품들을 아무도 찾지 않는 공간에 방치하지 말고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에 전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충주시는 중원역사인물기록화를 위한 전시관 건립은 예산상 문제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중원역사인물기록화 전시관 건립은 많은 돈이 드는 장기적인 사업”이라며 “예산부족으로 아직은 사업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2013년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충주교육청 건물을 리모델링해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충주교육청 건물 이전 추진은 충주시와의 협의 등 난제가 남아 있어 중원역사인물기록화가 전시공간으로 사용될 지는 미지수다.

한편, 중원역사인물기록화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국회의원 재직 시 중원문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역사시기별로 나눠 한 폭의 그림에 담겠다는 의지를 갖고 추진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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