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팀장급 중 공무원 출신 5명…역대 이사장 자질시비도
올해 경영본부장 신설하고 공무원 출신 K씨 내정 구설수

공무원 정년을 3년 앞둔 K씨(58)는 올 4월 1일자로 청주시설관리공단 경영본부장직에 채용됐다. 경영본부장은 원래 없던 자리였지만 올해부터 목련공원과 푸르미소각장을 맡게 되면서 새롭게 만들었다. 주영설 이사장은 “맡고 있는 업무가 많다보니 시설을 다 돌아보기도 힘들다. 회사라고 치면 부사장 같은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했다. 지방공기업법에 의해 정규직 직원이 50명 이상이면 경영본부장을 채용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가 아닌 스카웃이었다?

K씨는 목련공원 소장을 역임했다. K씨 뿐만 아니라 목련공원 관리계장 B씨와 푸르미 소각장 관리계장 C씨도 이번에 청주시설관리공단에서 목련공원팀장과 환경사업팀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사실상 특정 공무원을 내정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 시설관리공단이 잇따른 공무원 출신들의 낙하산 인사로 시끄럽다.

지난해 11월 30일 시설관리공단이 벌인 채용공고를 보면 다음과 같다. 정규직 3급 1명 채용을 놓고 기준은 공무원 6급 4년 이상 경력 소지자이거나 정부투자기관이나 이와 상응하다고 인정되는 기관의 동일직급에서 3년 이상 경력소지자다. 공모는 시청 홈페이지와 청주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띄었다.

하지만 공모는 형식적인 절차만 밟았을 뿐이었다. 주 이사장은 “지금은 공무원 인력이 필요하다. 시민들을 위해 만든 시설들을 관리하고 예산을 시에 의존하다보니 담당부서와 긴밀한 업무협조가 필요하다. 업무를 보면서 전직공무원도 막힐 때가 많은데 일반인들이 오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또 “목련공원과 푸르미소각장을 맡게 되면서 그 업무를 했던 공무원들을 스카웃했다”고 대놓고 설명했다.

경영본부장 부사장 같은 역할

새로운 시설을 맡게 되면서 기존 6개 팀에서 7개 팀으로 늘어났고, 7명의 팀장가운데 공무원 출신은 모두 5명이다. 경영본부장도, 이사장도 모두 전직 공무원 출신이다. 팀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50대 행정직으로 퇴직을 2~3년 앞두고 자리를 옮겼다. 옮긴 이들은 20년 이상 근무한 이들이라 공무원 연금을 탈 수 있기 때문에 메리트가 있고, 공무원 또한 서기관 승진을 앞둔 이들이 빠져나가면 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시설관리공단은 매번 ‘낙하산 인사’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맡고 있지만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한 시청 공무원은 “시설관리공단이 시설을 관리하게 되면 시에서는 일단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이번 채용공고를 두고도 시각차는 있다. 시의원 Y씨는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반면 시의원 K씨는 “공고내용을 보면 전문 인력들이 들어갈 수 있는 여지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4월이면 시설관리공단의 전체 인력은 179명이 된다. 이 가운데 일반직(행정직)이 43명이다. 나머지는 기술직과 상용직이다.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곳들은 시민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한다. 지금처럼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시설관리공단의 외연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역대 이사장 구설수 ‘화려하네’
정실인사논란부터 아들채용비리까지

청주시설관리공단의 역대 이사장 프로필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선거공신이거나 아니면 시 국장 출신이라는 것이다. 2001년에는 공무원 출신인 최덕창 씨가, 2003년에는 한대수 시장의 선거캠프 출신인 한충 씨가 역임했다. 2003년 이사장 공모에는 시청 국장급 3명이 신청했다가 이틀 만에 2명이 취소하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한충 씨는 정실인사 시비가 제기 돼 임기 3년의 이사장직을 다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연중희 씨는 2005년 12월 청주시 재정관리국장직에서 퇴임한 직후 이사장에 선임됐다. 연 이사장은 한충 전 주차관리공단 이사장의 잔여 임기 동안 근무한 후 또 다시 연임됐다. 연 씨는 두 차례에 걸쳐 아들이 시설관리공단에 취업해 구설수에 올랐다. 아들 연씨가 한 번은 체육시설 위탁관리업무를 하는 행정5급, 또 한 번은 수영장 기능2급으로 들어와 비난을 면치 못했다.

이처럼 시설관리공단은 역대 이사장에 대한 정실인사 및 자질론 시비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2010년 1월에는 주영설 씨가 6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주 씨 또한 청주시의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공무원 출신이다.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4급 공무원과 비슷한 대우를 받는다. 청주시와는 4000만원대의 기본연봉 계약을 맺지만 여기에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직책수당, 직급보조비, 정액급식비를 합치고 기관 성과급을 포함하면 5000~6000만원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 성과급은 행안부의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적용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