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영주귀국 동포 김정욱·김인자씨 부부


지난 2008년 10월 러시아 동부 사할린에서 영주 귀국한 김정욱(70·사할린 한인동포 대표)·김인자(65·청원군 강외면)씨 부부. 이들 부부에게 지난 19일은 아주 특별한 날이 됐다.

타향살이 60여년, 고국에서 2년여 만에 마침내 한국식 전통혼례를 치른 것이다. 이들은 사할린에서 이미 결혼식을 치렀지만 우리 결혼 문화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청원군 노인복지관과 주변의 도움으로 전통혼례를 치르면서 평생 좋은 경험과 추억이 됐다.

이 날은 김 씨 부부 이외에도 30여 쌍의 사할린 영주 귀국 동포들이 전통혼례복을 입고 사진 촬영을 했다. 전통혼례 체험은 청원군 노인복지관이 평소 사할린 영주귀국 동포들에 대한 욕구 조사를 통해 제일 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로 마련됐다.

전통혼례 사진은 한화 L&C 부강공장 사진동호회, 풍물은 청주놀이마당 울림, 신부화장은 충청대 피부미용과, 예복은 종로주단 등이 도움을 줬다.

전통혼례 황혼식의 주인공이 된 김 씨는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늘 불편함이 많았는데 매주 수요일 한글 교육에 이어 전통혼례까지 치러주니 너무도 감사하다”며 “이제야 한국국적 취득 2년여 만에 제대로 한국 사람이 된 것 같다. 전통혼례체험 이외에 사진촬영에 액자 선물까지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가요무대 등 방송 견학까지 시켜 준다고 하니 노년에 고향을 찾은 보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국이 그리워 영주 귀국한 80여명의 사할린 동포 중 50%가 조금 넘는 46명만이 학국 국적을 취득했고 나머지는 조만간 국적을 취득할 것으로 보인다”며 “평균 연령이 70세로 청주 하나병원과 충북대학교 병원의 도움으로 30여명이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암이 발견된 노인이 3명이나 되고 거의 대부분이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어 병원 치료 받는 일이 무엇보다 불편하고 경제적 부담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나처럼 사할린에 자식을 두고 온 이들도 있지만 노년을 고국에서 보내려는 외로운 사람들도 많다”며 “고국에서 받아준 것만으로도 고맙지만 황혼이 외롭지 않게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배려를 부탁한다”며 “지역 보건소라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 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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