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입주 포기…보다 적극적인 자세 요구

충주기업도시 최대투자액 투자협약 체결로 관심을 모았던 대웅제약이 입주를 사실상 포기해 기업도시 용지분양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기업유치를 담당하는 충주기업도시㈜ 및 충주시는 ‘별일 아니다’라는 식의 낙관론만 일관하고 있어 유치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충주시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2009년 12월 시와 체결한 투자협약을 통해 충주기업도시 16만 5000㎡ 부지로 2013년까지 수도권에 있는 공장을 옮겨오기로 했었다. 충주기업도시 선수분양이 시작되기도 전에 체결된 2500억 원대 투자협약인데다 충주기업도시 산업용지 면적의 무려 25%를 분양받기로 한 것이어서 큰 관심을 모았다.

▲ 충주시와 대웅제약이 지난 2009년 12월 투자협약식을 맺는 모습.
당시 이 회사는 충주기업도시 공장에 CGMP(의약품 품질관리 기준)를 충족하는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태양열, 지열 등을 최대한 이용하는 환경친화적 공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투자협약 이후 1년여 간 공장이전을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는 최근까지 입주여부에 대한 확답을 해달라고 대웅제약에 요구했지만 회사 측으로부터 공식 답변을 받지 못하자 투자의사 철회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투자협약을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투자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시는 그동안 대웅제약에 할당했던 부지를 제외하고 분양을 진행해 왔지만 오는 6월 4차 분양에서 이 부지를 포함시켜 분양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기존 계약을 통해 7년간 법인세 감면 등 2500억 원대의 혜택이 예정됐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법인세 혜택이 있어 이전을 고려했지만 관련법이 변경되면서 혜택이 크게 줄게 됐다”며 “현재 공장이전을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지만 해당지역으로 이전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지난해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인사들이 선거용 이벤트내지 보여주기식 행사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웅제약과 맺은 투자협약이 법적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시가 사전에 충주기업도시 토지매입 계약을 체결한 뒤 투자협약식을 가졌어야 했다는 것이다. 시는 다른 기업이 MOU를 체결하려면 토지매입 계약 체결을 선결과제로 내세우고 있어 대웅제약의 투자협약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은 관련법이 변경되면서 혜택이 줄었다고 하지만 MOU를 체결할 당시와 현재의 법인세 감면(5년간 100%, 2년간 50%) 혜택을 비교하면 동일하다는 점도 철회 이유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선거용 이벤트 등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대웅제약이 입주를 돌연 포기한 사례는 민자유치사업이 얼마나 어렵고 철저한 대책을 요구하는지를 반증하고 있다.

따라서 시와 기업도시㈜는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투자유치 촉구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업도시㈜, 분양률 공개 거부

그럼에도 기업도시㈜는 대웅제약이 토지계약 미체결로 인해 기업도시 분양률에 포함되지 않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분양률 공개를 거부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충주시와 충주기업도시㈜는 대웅제약에 할당하기로 했던 양해각서가 백지화됨에 따라 새 투자를 끌어와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시와 기업도시㈜는 대웅제약 부지가 기업도시를 대표하는 땅이기 때문에 선호하는 기업들이 많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충주기업도시는 정부가 고시한 지방자치단체 재정지원기준에 따라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상대적으로 보조금 지급액이 적어졌다.

지식경제부가 고시한 지방자치단체의 지방투자기업유치에 대한 국가의 재정자금 지원기준에 따르면 수도권 내 이전기업이 충주기업도시로 이전할 경우 법인세·소득세는 7년 감면(5년간 100%, 2년간 50%) 혜택을 본다.

이에 반해 기타 지역은 법인세·소득세 10년(7년간 100%, 3년간 50%) 혜택을 입는다. 더욱이 수도권규제환화 추진 등 충주기업도시 건설에 부정적 요인들이 많아 기업유치 환경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웅제약의 충주기업도시 공장 건립 백지화로 다른 계약자들이 불안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충주시와 충주기업도시㈜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마케팅을 해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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