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일본 동북부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해 모든 매체와 많은 분들이 말씀들을 하셔서 평소처럼 지역문제에 국한해야겠지만, 딱 한마디만 여쭙고 넘어가겠습니다.

"더 이상 뭐라 표현키 어려울 정도의 참혹한 재해를 목도하면서, 전율과 두려움에 절로 외경(畏敬)의 마음을 갖게 합니다." 이런 말을 하면, "일본의 대지진은 일본 국민이 신앙적으로 너무나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 무신론, 물질주의로 나간 것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라는 조용기 목사의 준엄한 꾸지람이 내려질지, 길자연 목사의 "(그래서) 한반도 반만년 역사는 우상숭배의 역사"라는 힐난이 날아올지 모르겠으나,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 경건해지지 않을 수 없으니 아마도 소인배인 탓이겠지요.

외경심은 곧 공포심으로 발전합니다. 일본에 뒤질세라 원전강국을 외치고 있는 우리나라는? 북핵은? 안전하실까! 원전건설 매진하여 남는 전기 값싼 심야전기로 팔다가 수요가 넘치면 최고 비싼 LNG발전으로 급조달하고, 원전건설 더 해야 한다는 논리로써 되풀이 하는 원전확대정책을 언제까지 계속하고 있어야 하는 것인지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원전을 비롯한 화석연료 위주의 에너지정책에서 탈피해야 되지 않을까요.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지만, 곶감만 먹다간 변통이 막히잖습니까.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심야학습 문제입니다. 저번에 도의회에서 한바탕 난리를 쳤습니다만, 이제 합리적 대안을 찾아 합의를 이뤄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학원심야교습 제한하고, 야간자율학습 폐지하라!"는 참여연대교육위원회의 성명서 제목이 답입니다. 학원심야교습을 제한하려면 학교에서 먼저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거창한 교육이론 이전에 상생의 방안이어야 하는 거죠. 학원은 일찍 불 끄고 학교만 켠다면 형평이 맞지 않습니다. 정 심야까지 제자사랑으로 가르치고 싶으면, 그런 스승과 그런 제자끼리 하면 될 일입니다.

돈벌이 아닌 교육상장(敎育相長)의 아름다운 사제동행을 뉘라 말리겠습니까.

마침, 경기도에서 3월부터 본격 시행된 '경기학생인권조례'를 보면 "학생은 야자와 보충 등을 선택할 수 있고, 학교는 강요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하여, 그간 야간자율학습은 대학진학을 위해서 필수라고 강요되어 온 '야간강제학습'을 강제할 수 없도록 했다는군요. 강요가 아닌 선택을 통해서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첫걸음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서민경제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지금 서민가정의 교육비 부담은 너무 과중합니다.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처절한 정글사회가 사교육비 무한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소득의 양극화가 곧 교육양극화로 직결되는 사회에서 더 이상 개천에서 용 나는 세상은 꿈조차 꾸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교육비 절감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의 심신이 공히 건강하게 자라나게 하기 위해서도 과열경쟁교육은 지양돼야 합니다.

성적, 진학률, 시험지옥에서 벗어나는 교육이 참인재를 양성합니다. 이제 그만, 내가 해 봐서 아는데, 나도 맞으면서 배웠는데, 아이들 기죽이지 말고 그들의 인권을 존중하며 즐거운 교실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일에 그만큼의 관심과 배려를 바랍니다. 충청북도교육청과 충북도의회에게 학원심야교습시간은 10시로 제한하되 야간강제학습은 전면 철폐함이 옳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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