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MBC 소멸 불보듯, 시청자 의사 배제 비난

지난 3일 MBC가 주주총회를 갖고 청주MBC와 충주MBC를 통폐합키로 하고, 겸직 사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충북 북부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 시민단체가 충주MBC 통폐합과 관련해 지역 방송계를 비난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 충주MBC 시청자위원회는 충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주와 충주MBC 간 일방적 통폐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충주MBC 시청자위원회(위원장 장병집 충주대 총장)는 최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은 개인이나 특정집단의 자산이 아니라 국민의 표현의 자유, 알권리를 실현하는 공익적 기구”라면서 “통폐합은 그 지역 시청자의 의사를 우선적으로 존중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충북 북부지역 시청자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일방통행식으로 진행되는 통폐합은 인정할 수 없다”며 “강제 통폐합을 전체로 청주MBC 사장을 충주MBC 겸임사장으로 발령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결과적으로 충주MBC의 소멸을 가져오는 통폐합은 충북 북부지역을 언론과 문화의 소외지역으로 만들어 이 지역 주민의 알 권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며 “사회적 권력에 대한 주민의 비판·견제의 길을 봉쇄하고, 대도시로의 정치, 경제, 문화의 편중을 가져와 헌법상의 평등권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들은 “독단적으로 통폐합을 추진하는 세력은 이 지역 50만 시청자의 분노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며 “잘못된 통폐합 추진을 철회하고 충주MBC를 존속시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충주MBC는 2010년 기준 총 매출 139억 원과 순이익 18억 원을 달성했지만 모호한 기준으로 경영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자위원회에 이어 기자회견을 연 충북환경운동연대(대표 박일선)는 MBC통폐합과 관련해 지역 방송계 전반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대는 “강자만이 살아남는 세상이라면 지구상에 미국만 존재하면 된단 말인가”라며 “지방자치를 하면서 방송을 광역화한다는 것은 시대를 거역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운동연대, ‘KBS CJB 등’ 비난

이 단체는 “CJB는 개국 당시부터 북부권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이 없었다”며 “청주의 목소리가 충북의 주장으로 둔갑되는 현실에서 남한강권에서 유일하게 온전한 방송구조를 갖춘 충주MBC의 청주흡수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 단체는 “KBS충주는 보도기능만 있는 기형적인 방송국”이라며 “KBS가 남한강권에 TV편성이 가능한 정상적인 방송국 운영을 하지 않으면 수신료를 징수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KBS가 충북도민에게 정상적인 방송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며 “방송국이 지역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다양성이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존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앞으로 시청자위원회와 충북환경운동연대는 “충주MBC 사수를 위해 시민단체들과 연대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강력한 통폐합 반대 운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충북환경운동연대의 주장에 대해 KBS는 즉각 반론을 제기했다.
KBS는 “남한강권에서 수신료를 징수할 명분이 없다는 주장은 수신료와 공영방송제도를 이해하지 못하면 가능한 주장”이라며 “마치 수신료가 지역 방송을 보는 대가로 인식하는 듯 한데 서울 본사에서 제작해 전국에 방송되는 프로그램 모두 수신료로 제작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수신료는 TV방송을 시청하는 대가가 아니다”라며 “공영방송이라는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부담하는 특별부담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충주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도내 다른 방송사와는 달리 청주와 충주MBC는 각자 독립적인 편성·보도권을 가지고 있다”며 “충주MBC가 유독 작은 지역의 목소리까지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토대 위에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충주지부는 “통합은 이런 편성·보도권을 한 쪽이 가져간다는 얘기인데 당연히 충북 정치·경제가 집중된 청주에서 가져갈 것”이라며 “청주 시각 위주의 보도·편성이 가뜩이나 소외감에 찬 충북 중북부권의 목소리를 얼마나 이해하고 배려할까”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끝으로 이들은 “가뜩이나 충북도를 움직이는 힘과 돈, 그에 따른 발전 정책이 청주에 집중된 상황에서 마지막 공공자산인 전파까지 내주겠냐”며 “MBC내부 구성원의 목소리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통합을 막을 마지막 힘은 지역민 한분 한분의 생각이며, 이것을 하나로 응집한 여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청주MBC와 충주MBC 통폐합에 따른 갈등 및 반발 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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