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온통 위키(Wiki) 열풍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위키’하면 떠오르는 건 위키백과 즉 위키피디아(Wikipedia)였다. 다국적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글을 쓰고 고치는 자격이 따로 있지 않아서 누구나 사전의 편찬에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여럿이 써내려 간 하이퍼텍스트의 글을 위키라고 부른다. 따라서 위키피디아는 글쓴이 모두가 저작권자다. 위키의 어원은 ‘빨리빨리’를 뜻하는 하와이어 ‘위키위키’에 있다고 한다.

한국어판 위키백과에서 이시종 충북지사를 쳐보니 약력과 의정활동, 역대 선거결과, 바깥고리라는 항목으로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수록돼 있다. 1981년 관선 영월군수 시절 전·후임 군수의 이름까지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세상을 뒤흔드는 또 다른 위키가 있다. 바로 위키리크스(Wikileaks)다. ‘leak’는 명사일 때 ‘새는 곳’, ‘기밀의 누설자’다. 고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정부와 기업, 단체의 불법·비리 등 비윤리적 행위를 알린다는 목적으로 2006년 설립됐다.

이 사이트의 종사자 가운데 유일하게 신원이 밝혀진 사람은 언론의 자유와 검열 반대를 주장해 온 전문 해커 출신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뿐이다. 위키리크스의 활약상은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다. 위키피디아에서 위키리크스를 검색하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피디아와 위크스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전제와 함께.

기자는 누구나 폭로를 꿈꾼다

‘2010년 4월 ‘콜래트럴 살인자’라는 제목의 비디오 파일을 공개했는데, 이 비디오는 2007년 이라크에서 이라크 국민과 기자들이 미군에 의해 살해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정부에 의해 기록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한 7만6900건의 미공개 문서들을 ‘아프가니스탄 전쟁 일지’라는 제목으로 공개했다.

또 10월에는 일명 ‘미국의 이라크 전쟁 기록’이라고 불리는 약 40만 건의 문서들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이라크와 이란 국경에서 숨진 모든 사람들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었다. 11월에는 미국무부 외교전신을 공개했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시민봉기가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를 휩쓸고 이란, 요르단으로 번져가는 것은 바로 이 미국무부 외교전신과 무관치 않다. 그래서 ‘위키리크스 혁명’, ‘위키리크스 최후의 심판’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쯤에서 우리가 궁금한 것은 앞으로 공개할 한국관련 문서다. 전체 문서 중 미 대사관에서 나온 서울발 외교문서는 1700여건. 이 가운데 10건이 공개됐는데 이 중에는 지난해 1월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시퍼 미 국방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와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만찬자리에서 나눈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어산지를 비롯한 종사자들의 해킹실력도 신의 경지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내부고발자의 존재와 보호다. 그래서 위키리크스의 서버는 기밀을 공개할 때 법적보호를 받을 수 있는 스웨덴, 벨기에 등에 있다고 한다. 기자는 누구나 불편한 진실의 폭로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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