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만 투자 확대 예상돼
기업들 “어려운 때 과감한 투자는 금물” 몸사려

작년 한해 우리 경제는 극심한 불황을 면치 못했다. 경제를 떠받치는 두 개의 큰 기둥중 하나인 수출은 선전했다지만 내수가 크게 위축된 때문이다. 그렇다고 호주머니를 좀체 열지 않으려는 가정경제 주체들이나 불확실한 시장전망에 따라 설비투자를 주저한 기업체를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거시 및 미시경제 정책을 입안하고 수행해야 할 정부의 방향설정-제시가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그러나 기업의 존재이유가 그렇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새 시장에 도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경제주체는 역시 기업이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주요 기업들의 투자계획이 주요 관심사로 대두하는 것도 이런 점에 연유한다. 기업의 투자계획에서 앞으로의 경제동향을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화학 빼고 LG 타계열사 투자계획 ‘별무’
하지만 도내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하이닉스 반도체를 비롯해 LG화학, 생활건강, 산전, LG전자 등 LG계열 대기업체들의 올해 투자계획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알려져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거의 모든 업종이 아직 경기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심스럽지만 완만한 호황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되는 IT업계만이 설비 투자에 적극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될 뿐이다. 기업마다 요즘같이 어려운 때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는 생각을 금과옥조처럼 붙잡고 있는 인상이다.
청주산단 내 한 관계자는 “적자 면하기가 어려운 지금 반도체 업계를 제외하고는 투자 계획에 있어서는 ‘주춤‘한 상태다. 섣부른 투자로 회사가 뒷걸음질 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해석했다.
올 매출 6조원을 예상한 LG화학은 지난해 매출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총 투자규모는 6210억원 수준으로 설정했다. 또한 연구개발투자비는 작년 대비 20.7% 증가한 2270억원으로 계획하고 있으나 설비투자계획은 없다는 것이 LG화학 측의 발표다. 다음달 3월 26일 준공 예정인 LG화학 오창공장은 주력 사업인 전지와 광학소재를 중심으로 4000억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기대할 곳은 반도체 부문
LG생활건강 관계자도 별다른 투자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굵직한 투자계획이 없다. 이는 청주산단 내 업체들이 거의 다 비슷할 것이다. 수리나 유지보수 정도로 올해 설비투자는 없을 것이다.”
작년 3분기 흑자 전환한 하이닉스는 작년 약 8000억 정도 설비 투자를 했다. 올해는 아직 발표된 바 없으나 비메모리 사업분야 매각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그에 따른 신규투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액 5.3% 신장, 영업이익 4.2% 감소, 경상이익, 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LG산전은 올 한해 총 197억여원(자산부문)의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1030억원의 경상이익을 내 회생 불황의 터널에서 탈출한 하이닉스를 비롯해 반도체 업계는 계속되는 공격적 투자계획으로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8000억을 설비장비로만 100% 투자했으나 올해는 공식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경기 흐름이나 회복세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2월말 지난해 실적 발표와 함께 확실한 투자계획이 점쳐질 것이라고 하이닉스 관계자는 귀띔했다.
IT와 반도체 업계의 호황을 점치는 일각에서는 “설비가동률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며 장비 교체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사상 최대의 반도체 시설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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