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떻게 된 사람들이기에 백화점에서 1억을 써. 그것도 1년에…. 그 사람들이랑 나랑은 뭐가 얼마나 대단히 다른데."

"말해도 이해 못 해."

"영어로 할 거야. 말이나 해 봐. 이핸 내가 할 테니까."

"지금 통장에 얼마 있는데?."

"얼마 없어. 왜?"

"이거야. 이런 게 달라."

"뭐?"

"그쪽은 자기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알지만, 그쪽과 다른 그 사람들은 자기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몰라. 매일, 매분, 매초 국내외 통장 잔액이 불어나니까. 여기까진 그래도 쉬워.

자, 그럼 사회경제체제에서, 노동조직에서의 부의 분배방식과 수량의 다름에 따라 생기는 인간 집단이 뭔지 알아. 바로 계급이야. 그들이 1년에 1억씩 쓰면서 원하는 건, 딱 두 가지야. 불평등과 차별! 군림하고 지배할 수 없다면, 차라리 철저히 차별 받길 원한다구. 그게 그들의 순리고 상식이야."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길라임(하지원 분)과 김주원(현빈 분)이 주고받는 대사 내용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인 길라임이 이해할 수 없는 '다른 계급'이 원하는 건 김주원 말마따나 철저한 불평등과 차별이다. 그것이 '다른 계급'의 존재 유지 비법이기 때문이다. 최근 '그들 계급'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강부자 정권' 등장 이후 불평등과 차별은 날로 심화하고 있다.

부산 한진중공업은 172명의 노동자에게 '도살처분 확정 고지서'를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지급했다. 경영진들이 지급받는 연봉 2억원 이상의 달콤한 초콜릿과 주주들에게 배당할 174억원의 아삭한 사탕을 지키려고 취해진 조치다. '그들 계급'의 분배방식을 유지하기 위한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에 따른 정리해고인 셈이다. 작년 600여명을 거리로 내몬 데 이어 다시 정리해고를 통해 분배의 불평등과 차별을 확실히 하려는 조치다.

지난 1월 6일, 내몰리는 동료를 보며 '숨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던 김진숙씨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35m 고공의 85호 크레인에 올랐다. 2003년 노동조합의 대표였던 김주익 열사가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129일간 농성을 벌이다 자결한 한 서린 곳으로 말이다. 그곳에서 그녀는 소금꽃나무의 뿌리를 내리며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구조조정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노사 간의 약속을 지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오늘로 42일째다.

울산에서도 불평등과 차별의 바람은 매섭다. 12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현대자동차는 '권력은 시장에게 넘어갔다'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정확한 현실을 꼬집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불법파견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라는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되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대량징계를 남발하고 있다. 법 위의 권력으로 불공정한 '기업사회'의 유지, 존속을 위해서 말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법원 판결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려고 노조 대표자는 조계사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고, 2명은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광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인권의 보루 국가인권위마저도 '노조활동에 따른 고용 차별'로 진정 대상으로 전락한 바 있다. 해법은 없을까?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과 이집트의 '나일의 봄'이 해법의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다.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선 '소금꽃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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