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여부 놓고 출마예상자들간 엇박자
여론조사, 면접결정은 탈당 조장할 수도

도내 각 정당이 외부인사영입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고민 또한 커지고 있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당내 갈등 때문이다. 외부 인사 영입에 맞서 기존에 활동하던 출마자들은 ‘낙하산 공천’ 가능성을 의식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 실력행사에 나설 조짐이다. 9일 변재일 전정통부차관이 열린우리당에 입당, 청원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과 관련, 신언관 장한량씨 등 이곳에 공천을 신청한 출마예상자들은 당장 성명과 논평을 내고 ‘상향식 경선’을 강력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열린우리당은 청주 흥덕 갑과 충주, 청원 등에서 경선여부로 내홍을 겪고 있고, 한나라당은 이미 면접을 시행한 청주 상당을 제외한 청주 흥덕 을과 제천 단양 등에서 역시 경선 도입문제를 놓고 고민이 많다. 문제는 외부영입 인사들이 원초적으로 국민경선에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당내 파열음을 예고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현지 여론을 의식, 공천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끼지만 속내는 영입에 걸맞는 대접을 받겠다는 것이다. “중앙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변재일씨의 발언이나 “안정된 공직을 포기하고 당의 요구로 선거에 뛰어드는데.....”라는 오제세씨(청주 흥덕 갑 출마예정)의 말은 뒤집어 해석하면 중앙당을 압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지역구에서 활동해 온 다른 출마자들은 분위기를 예의 주시하며 후보에 따라선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로 배수진까지 칠 태세다. 한나라당 역시 공천심사위 면접에서 현역 의원이 탈락하는 등 이변이 속출함에 따라 공천이 확실시되던 중진정치인들에 대한 경쟁 후보들의 경선 요구가 드셀 수 밖에 없다. 여야 할것없이 만약 중앙당이 낙하산 공천을 밀어붙일 경우 집단 탈당 등 파란이 현재로선 불보듯 뻔하다.

낙하산 잘못 내리면 곧바로 공멸
각 당이 당초 정치개혁의 요체로 홍보했던 국민경선도 지금의 분위기라면 고질적인 이합집산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 국회 정개특위가 경선불복자에 대한 총선 불출마를 법제화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으나 막상 후보들이 향후 처신을 의식, 공식적인 국민경선보다는 여론조사나 면접에 의한 공천결정을 선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정 정당법이 통과되더라도 국민경선이 아닌 여론조사나 면접에서 떨어질 경우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가능해진다. 때문에 공천 탈락자들이 반발, 당내 갈등을 유발할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실제로 이미 이런 결심을 굳히는 출마자들도 있다. 한 출마예상자는 “비록 외부인사가 영입되더라도 공정하게 경선을 치른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당에서 그에게 유리하게 분위기를 끌어 갈 경우 우리가 택할 길은 뻔하지 않은가. 다른 길을 모색할 수도 있고, 동반자살을 꾀할 수도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원칙문제다. 기껏 상향식 정치를 하겠다고 해 놓고 뒤늦게 뒷통수를 친다면 결코 양보할 수 없다. 솔직히 말해 외부인사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무임승차 아닌가. 당을 위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오로지 높은 공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천까지 거머쥔다면 다른 출마자나 당원들의 속이 편하겠나. 선거가 임박하는데도 중앙당이 가타부타 결정을 미루는 것을 보면 이들 외부인사로 낙하산 공천하겠다는 저의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 본선에 가기도 전에 적전분열로 스스로 공멸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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