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택 총장 "전 이사장 구속 도의적 책임" 사의 표명

충청학원 오경호 전 이사장이 교비횡령 및 대학 땅을 담보로 수십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지역 안팎에서는 학원 매각설과 총장해임설 등 학원을 둘러싼 소문들이 무성하게 떠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취임한 친누나인 오경나 현 이사장은 최근 부친이자 학원 설립자인 고 오범수 선생의 뜻을 받들어 학원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뜻을 강력히 밝히면서 매각설을 일축했다.

청주지방검찰청은 지난해 10월 학교법인 소유의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개인적인 용도로 쓴 혐의로 오 전 이사장을 구속기소했다. 당시 오 전 이사장은, 충청대학 소유인 서울 을지로의 시가 240억원대 땅을 담보로 2007년과 2008년 각각 사채업자로부터 35억원, 은행으로부터 126억원을 대출 받아, 주택구입비, 자녀학자금, 펀드 및 사업채 투자금 등으로 쓴 혐의를 받았었다. 학원 매각설은 오 전 이사장이 대학 소유의 재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자금이 100억원대로 알려지면서 사유재산으로 환원하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에 따르면 '법인과 학교의 재무와 회계는 건전하게 운영하여야 하며,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에 의한 절차에 따라 성립된 예산이 아니며 이를 집행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

사학재단은 개인이 투자해 설립했다 하더라도 학원이라는 공공성을 근거로 개인이 임의로 사용하거나 처분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결국 오 전 이사장이 대학 재산을 담보로 사용한 자금은 개인 재산에서 환원해야 하고, 그만큼의 자금력을 동원하지 못할 경우 학원을 매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서 매각설이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설에 대해 오경나 이사장은 "설립자인 부친의 마음을 알고, 학원을 설립하며 고생한 것을 다 알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학원 매각은 말도 안 된다"며 "대학을 지금보다 더 키워 나갈 것이며 최선을 다해 학원을 꾸려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총장 해임설과 관련해 정종택 총장은 "구속된 오 전 이사장에게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이어 "현 이사장에게도 수 차례 사의를 표했다"면서 "그러나 오경나 이사장이 새 총장이 올 때까지만이라도 학교를 지켜달라고 요구해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총장 거취에 대해 오경나 이사장은 "전문대학에 오지 않을 큰 분을 설립자와의 인연으로 영입했고, 그동안 학교 발전에 기여한 점을 알고 있어 최선의 예우를 하고 싶다"며 "정 총장도 선의의 피해자이며, 지역의 어른에게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 죄송할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종택 총장이 사의를 밝힌 상황이어서 2월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총장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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