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인터뷰/ 윤송현 청주시의회 예산조사특위 위원장

윤송현 위원장 손큰할매만두 다표 초롱이네도서관 총대장 전 신우기획 대표 전 화제신문 대표
청주시의회 예산조사특위는 과연 남상우 전 시장을 증인석에 세울 것인가. 그리고 과연 1조원 예산을 만들기 위해 세입 부풀리기를 시도했다는 항간의 의혹을 밝혀낼 것인가. 예산조사특위의 활동이 중반으로 넘어가자 남 전 시장 소환과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결론을 낼 것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청주시는 민선5기가 시작되자마자 예산문제가 터져나왔다. 새 시장이 전임시장에게 통장을 넘겨 받았으나 자세히보니 엉망진창이었던 것이다. 심하게 말해 쓸 돈은 없고 현금서비스까지 받은 형국이었다. 이 때문에 2011년 시 예산규모는 대폭 축소됐다. 당분간은 마른행주 짜듯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청주시의회 예산조사특위 위원장으로 선두에 서서 특위를 만들고, 의혹밝히기에 전적으로 나선 민주당 윤송현 의원(49·용암 영운동)을 만났다.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제9대 시의원 중 '가장 튀는 의원'으로 일찌감치 분류된 그는 가장 먼저 예산문제를 공론화시켰다.

- 남상우 전 시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인가. "당연히 부를 것이다. 남 전 시장을 부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참고로 만일 남 전 시장이 증인출석 요구를 거부하면 지방자치법 위반혐의로 과태료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 예산관련 부서에 있었던 간부들을 증인으로 부르는 과정에서도 일이 많았다고 들었다.
“첫 날인 26일에는 세입 부풀리기에 관여한 의혹이 있는 사람, 27일에는 이를 알고도 쉬쉬한 사람들을 불렀다. 그런데 이 중 두 명이 수술을 받았다고 하고, 한 명은 한대수 전 시장 한전 감사 취임식에 간다고 하는 등 불출석 이유가 많았다. 또 어떤 사람은 출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하자고 하고, 어떤 사람은 왜 이틀이나 부르느냐고 하고···갖가지 증언 회피 이유를 대서 상당히 기분 나빴다. 타당하지 않은 이유로 불출석한 사람은 따로 출석을 요구할 것이다.”

- 보수적인 지역사회에서 특위를 끌고 가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모두 선 후배 동료사이라 어렵다. 특위를 구성하기 위해 의안제출을 할 때 전체 의원의 1/3에 해당하는 9명의 의원으로부터 서명 동의를 받았다. 그런데 서명한 의원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특위 해봐야 더 이상 밝혀낼 게 없다. 소용없다'는 회유가 빗발쳤다. 여기저기서 뒷말들이 많고 일부 언론사들의 흠집내기도 많았다. 그러나 특위는 민선4기 때 예산을 둘러싸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반드시 밝혀낼 것이다."
시의회는 표결을 거쳐 특위를 구성했으나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기권하거나 전원 반대표를 던져 민주당 의원들로만 구성됐다. 이 때문에 서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올해 예산을 짜는 과정에서 시의회가 언론사들의 행사성 예산을 삭감하자 엉뚱하게 불똥이 예산조사특위로 튀어 한동안 비판기사가 지면을 장식했다.

- 현재까지 조사한 것을 종합해볼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
“두 가지다. 잉여금에 관한 것이다. 먼저 세정과에서 2010년 잉여금을 560억원으로 잡았는데 기획예산과에서 갑자기 770억원으로 늘린 점이다. 그러나 세입 담당부서는 세정과이고, 기획예산과는 세출담당이다. 담당과에서 추계한 것을 이유도 없이 바꾸는 게 말이 되는가. 더욱이 이에 관한 어떤 근거서류도 없다. 이건 징계감이다. 지난 2009년 12월 열린 시의회 예결위 심의 때 잉여금이 왜 대폭 증액됐느냐고 묻자 세정과장은 ”모르겠다“고 말했고 엉뚱한 사람이 답변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전체예산 1조원을 넘기기 위한 술수라고 보여진다. 또 하나는 잉여금 770억원에서 결과적으로 446억원이 펑크났지만 1회 추경 때 이를 누락시킨 점이다. 시에서는 이를 5월에서야 알았다고 하지만, 2월쯤 알았을 것이다. 추경을 하면 잉여금 펑크난 사실이 알려져 시끄러울까봐 피한 게 아닌가 의심된다.”

-예산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언제 처음 알았나.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7월에 의회로 들어갔다. 9월에 예결위에서 추경안을 보고 깜짝놀랐다. 추경은 대개 예산을 늘리는데 이번에는 거의 삭감을 했다. 공무원 생활 30년 동안 이런 추경은 처음 본다는 공무원도 있었다. 이 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시 예산이 100억원의 부채상환을 미루고, 빚을 갚기 위해 185억원을 다시 빌리는 등 엉망이었다. 그래서 5분발언을 통해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삼았다.”
윤 위원장은 지난해 9월 16일 임시회에서 “새 시장은 잔액이 많은 통장을 넘겨 받았지만, 막상 은행에 가보니 통장은 마이너스에다 엄청난 카드대금 청구서를 받은 꼴”이라며 “다시는 이런 추경안이 제출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청주시는 2009년 11월, 1조 17억원의 당초예산안을 편성해 당초예산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리고 2010년 6월, 1조 57억원에 달하는 제1회 추경안을 시의회로부터 승인받았다. 그런데 같은 해 9월, 여기서 214억원이 감액된 제2회 추경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면서 불과 몇 개월 만에 1조원 신화는 깨졌다. 이 때문에 1조원을 만들기 위해 예산을 부풀렸다고 보는 게 대체적인 시각 아닌가.
“그렇다. 남 시장은 분식회계를 해서 청주시 재정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이를 주도한 사람들은 계속 감추기를 하다 남 시장이 재선에 실패하자 들키고 만 것이다. 만일 재선에 성공했으면 감췄을 것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당시 시장 밑에서 이 작업을 주도했던 공무원들이 모두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들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실력'을 발휘하고 말았다. 개중에는 이들을 보고 ‘곡학아세’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편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의 윤 위원장은 노인일자리창출을 위해 시의원이 됐다고 할 정도로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다. 현재 용암동에서 할머니들로만 구성된 손큰할매만두집을 운영하고 있다. 선거 때도 할머니들이 운동원으로 활약해 화제가 됐다. 예산조사특위가 시민들의 속을 얼마나 시원하게 해 줄 것인지 기대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