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훈 군수 아래서 6번째, 홍승원 부군수 부임

지난 12일 홍승원(59) 신임 부군수가 부임했다. 1년간 복직하고 떠난 전임 정상래 부군수 후임으로서 21대 째 진천군 부군수다. 유영훈 군수가 취임한 2006년 7월 이후 민선4기의 여섯번째 부군수다.
이렇다보니 부단체장의 잦은 교체가 지방자치의 정착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지역의 성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2009년 1월 진천군 공무원노동조합은 이 같은 문제를 항의하기 위한 피킷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2년 6개월만에 오학영 부군수가 네번째 부임하자 “경력 쌓기용 자리 불인정”, “신임 부군수를 직원으로 용납 못한다” 등을 외치기도 했다.

▲ 2009년1월초 진천군 공무원노조원들이 부단체장의 잦은 이동에 대한 항의로 당시 오학영 신임 부군수 부임을 저지하는 피킷 시위를 하고 있다.
이번 예고에 없던 신임 부군수의 부임에 대해 일부 의원들과 주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홍 부군수의 호불호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수일전만 해도 전 부군수가 의회에서 답변을 하고 구제역 현장을 방문하다가 갑자기 소리 소문도 없이 떠나가 버리고 새로운 부군수가 나타나니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임 1주년 보도 후 떠나버려

진천군 의회 A의원은 “얼마전까지 군정질의와 행정사무감사 등 군정을 놓고 열띤 공방을 펼치던 부단체장이 휑하니 떠나가니 할말을 잊었다”며 “적어도 자신이 언질이라도 줘야 되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초평면에 거주하는 B씨는 “이달 초 취임 1주년이 되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오래 있겠구나 했는데 웃음밖에 안 나온다.”며 “적어도 이번만은 구제역 때문이라도 인사이동을 해서는 안됐다”고 목소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도에서 타시군과 함께 인사이동을 한 것이지 군에서 요청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특성상 인사에 대해 군에서 강력하게 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로 부임한 홍승원 부군수는 “부단체장 인사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왔다”며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기에 명에 따라 부임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부단체장 자리에는 좀 더 젊은 인사들이 와서 2년 정도 열정을 가지도 직무에 혼신을 다하는 것이 지방자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왔다.”고 말했다.

12일 부임과 동시에 홍 부군수는 구제역 현장과 초평면 광역폐기물처리장 문제로 인한 민원 해결을 위해 일요일에도 주민들과 대화에 나서는 등 적극 행정을 펴고 있다.

도의 한 서기관은 “부단체장의 자리에 꼭 도 인사를 앉히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시군 자체에 역량 있는 인사가 있고 주위에서 수긍할 만 하다면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시군을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도의 젊은 서기관과 인사 교류를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군 자체에서 부단체장 나와도 무방

부단체장 자리에 역량 있는 인사가 오지 못하는 것이 단체장이 호랑이를 키우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얘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즉 단체장은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특성상 지역 출신의 역량있는 인사를 부단체장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예로 지난 선거에서 시장과 부시장의 관계에 있었던 충주시의 전 김호복 시장과 현 우건도 시장의 관계를 들고 있다. 두 사람을 선거에서 맞붙어 부시장 출신이 승리했다.

진천군의 경우 물밑에서 지역출신이 부단체장으로 오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왔는지는 모르지만 꼭 지역출신이 아니라도 젊고 역량 있는 서기관이 부단체장으로 와서 선출 단체장을 보좌하며 실질적인 행정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것은 오랜 지역주민의 바람이다.

새로 부임한 홍승원 부군수의 역량이 주목되는 것은 부단체장에 대한 진천군민들의 남다른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홍 부군수의 정년은 1년6개월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남은 3년6개월의 민선5기 동안에 진천군 부군수가 몇 명이 오가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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