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와 각 시·군이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활동과 가축 살처분·매몰작업을 연일 진행하는 등 구제역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인력 확보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에선 지난해 12월27일 충주시 앙성면을 시작으로 13일 오전 9시 현재 충주시 2곳, 괴산군 2곳, 진천군 3곳, 음성군 3곳, 청원군 2곳 등 5개 시·군 12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들 지역에선 살처분·매몰된 가축이 6만여 마리에 이르고 도내 12개 전 시·군의 소, 돼지 종돈(씨돼지).모돈(어미돼지) 30만여 마리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구제역 방역활동과 살처분·매몰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시·군의 인력난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진천군의 경우 문백면 도하리와 옥성리, 이월면 사곡리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공무원과 군·경 900여명, 유관기관과 주민 600여명 등 1500여명이 방역초소와 살처분·매몰, 예방접종 등에 참여했다.

괴산군도 지금까지 4000여명이 방역활동과 살처분·매몰작업 등에 동원되는 등 이 같은 작업이 매일같이 이뤄지면서 인력난에 부딪히고 있다.

구제역 발생지역이 인력난을 겪으면서 도청 직원 20명은 11~12일 진천군 문백면 옥성리 돼지농장 살처분 철야작업 지원에 나섰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최근 도청 전 직원의 24시간 방역초소 순환 근무를 지시했다.

도는 청원, 진천, 괴산, 음성지역 8개 초소에 구제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10개 실·국·원이 초소당 2명씩 하루 3교대 근무에 나서고 있다.

예방접종에 나서는 수의사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어 예방접종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구제역이 멈추지 않고 연일 발생하는 등 장기화되고 종료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보니 방역초소 근무자나 살처분·매몰작업 참여자들이 지쳐가면서 지자체들이 가용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농협 등 유관기관이나 민간단체들이 방역초소 근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화에 따른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살처분·매몰작업 참여자들의 경우 일부에선 작업 당시의 기억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세도 우려되고 있어 인력 운용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음성군청 공무원 A씨는 "구제역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갈수록 확산 양상을 띠면서 심신이 피곤해지고 있다"며 "구제역 방역활동이 이 같은 추세로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면 행정력에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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