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자마자 기습적으로 설비를 반출, 노조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역 경제계를 충격에 빠뜨린 월드텔레콤 사태가 노동 당국에도 만만찮은 파장을 미치고 있다. 청주지방노동사무소는 “처음에 월드텔레콤 사태를 전해 듣고는 긴가민가할 정도로 선뜻 믿기지 않았다”며 “새해 벽두부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지 기가 막힐 뿐”이라고 곤혹스러워했다.

근로감독부서의 한 관계자는 “문닫을 만큼 경영이 안좋다는 이유로 생산설비를 빼내간 회사측에 원상회복을 명령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에 놓인 종업원들의 고용안정 문제도 방치할 수 없고…이래저래 고민이 크다”며 “월드텔레콤 사태를 해결할 묘수를 찾지 못해 초조한 게 사실”이라고 토로. 이 관계자는 “불과 한 두 시간만에 생산설비의 80% 가량을 빼내갔다는 소식을 듣고 신속함과 비밀유지의 철저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며 “그러나 경영환경이 얼마나 악화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이런 식으로 해야만 했는지 의문”이라고 회사측의 ‘졸렬함’에 대해 고개를 흔들었다. 또 다른 직원들은 “솔직히 일을 이런 방식으로밖에 풀지 못하는 월드텔레콤 경영진에 대해 서운하다. 더구나 그 시점이 꼭 연초여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월드텔레콤과 우리와는 악연이 있다. 전 청주지방노동사무소장이 이 회사의 경영진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데...”라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한마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라는 측면에서 비춰볼 때 회사측이 너무했다고 보고 있는 것.

한편 월드텔레콤 노사 양측은 지난달 30일 구조조정 문제를 놓고 협상에 나섰으나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 앞으로 우여곡절이 만만찮을 것임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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