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雪泥鴻爪, 세종시 亡羊得牛, 오송 萬里前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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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雪泥鴻爪, 세종시 亡羊得牛, 오송 萬里前程…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0.12.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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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HCN 공동선정-고사성어로 본 2010년 충북 10대 뉴스


‘머리는 숨겼어도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했다.’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가 선정됐다. 전국의 대학교수 212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고 41%가 장두노미를 꼽았다. 원나라 문인 왕엽이 지은 ‘도화녀’라는 작품에 나오는 말이다.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을 이르는 것이다. 즉 진실을 감추려고 진땀 빼는 인간들을 이르는 말이다. 4대강 논란과 천안함 의혹, 총리실의 불법사찰, 날치기 예산통과에 이르기까지 유난히 개운치 않은 일들이 많았던 한 해다. 그러나 감춰진 것은 머리일 뿐 꼬리는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

충북을 달군 올해의 10대 뉴스를 고사성어와 함께 정리해봤다. 어떤 것은 현상 자체를 사자성어로 표현했고 어떤 사안은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큰 교훈을 담은 소중한 4글자를 찾아봤다.
 
 
雪泥鴻爪(설니홍조)
6·2 지방선거 민주당 돌풍 한나라 참패

권력은 무상하다. 눈 위에 난 기러기 발자국은 눈이 녹으면 사라진다. 정치권은 설니홍조의 깊은 뜻을 거울 삼아야한다. 지난 6월 실시된 6.2지방선거에서 ‘세종시 원안 사수’와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민주당의 바람이 거셌다. 민주당은 충북지사와 청주시장, 청원군수 등 청주권을 모두 석권하고, 충주시장과 진천군수, 증평군수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충북도의회도 지방의회 부활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이 장악했다.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다. 한나라당이 ‘input-output논리’로 표를 얻기 쉬운 수도권과 영남만 바라보고 지역을 홀대한 결과다. 그중에 하나가 세종시 수정추진이었다. 충북의 민주당은 이를 교훈 삼아야한다. 충북의 여당은 민주당이다. 벌써부터 민주당 내부에서도 도의회에 민주당이 너무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만큼 책임이 크다는 얘기다. 자유선진당은 남부 3군에서 군수를 모두 당선시키며 이용희 의원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亡羊得牛(망양득우)
세종시법 국회통과, 청원 부용면 8개리 편입

 

충북은 양을 잃었지만 대한민국은 소를 얻었다. 망양득우다. 세종시설치법이 12월8일 마침내 충북도민들의 염원대로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직할의 광역자치단체라는 법적지위와 완전한 광역자치단체로서 역할과 기능 수행, 관할구역 결정시 주민 의견 반영 등 그동안 충북이 요구한 모든 것이 수용됐다.

다만 세종시법 국회 통과로 청원군 부용면 8개리 2700여세대 6600여명이 세종시로 편입됐을 뿐이다. 당장에는 잃은 것이 눈에 밟히지만 국토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지역발전 전략을 짜야 한다. 충북도는 2012년 7월1일 출범하는 세종시와 상생협력관계를 견지하고, 세종시의 배후지역으로서 발전 잠재력을 극대화 해 오송시대를 본격적으로 연다는 계획이다. 2002년 대선 당시 행정수도 공약에서부터 헌법재판소 심결, 국회 수정안 부결까지 우여곡절 끝에 얻은 옥동자를 제대로 키울 일만 남았다.

萬里前程(만리전정)
국토 중심축 ‘오송 시대’ 개막

오송은 젊다. 오송의 미래는 젊은이의 희망이 가득한 앞길처럼 만리전정이다. 경부고속철도 오송역 개통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을 포함한 6대 국책기관 이전으로 본격적인 ‘오송시대’가 개막됐다. 지난달 1일 개통된 경부고속철 오송역은 경부선과 호남선 고속철도가 갈라지는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역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개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세종시 관문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이 한 곳에 모인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도 오송에 새 둥지를 틀면서 의료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식약청을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은 오송 이전을 마무리 했다. 충북도는 세계적 바이오 허브로 오송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첨단의료 R&D, 의료서비스 및 바이오 관광·문화·교육 등이 결합된 '오송 바이오밸리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櫛風沐雨(즐풍목우)
초·중학교 무상급식 전면 시행 합의

바람으로 빗질을 하고 빗물로 몸을 씻는 여정이 남아있다. 충북의 전국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무상급식 예산에 합의했지만 즐풍목우의 시련을 더 거쳐야한다는 얘기다. 6·2지방선거 이후 수개월간 무상급식 예산분담액 등을 놓고 갈등을 빚던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의무교육대상 학생에 대한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키로 11월7일 전격 합의했다.

2012년까지 무상급식 총소요액 740억원(급식비 650억, 인건비 90억) 가운데 충북도와 12개 시·군이 340억원을 부담하고 도교육청이 400억원을 분담한 뒤 2013년부턴 총액을 50대 50으로 동률 분담키로 결정했다. 내년부터 무상급식 혜택을 받게 될 학생은 초·중학교와 특수학교 재학생을 포함해 모두 16만3387명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밥상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것은 아무래도 비교육적이다. 지자체의 주머니사정에 따라 급식의 질이 달라지는 것도 문제가 있다. 중앙정부와 무상급식을 약속한 정치권이 함께 거들어야 한다.

不踏覆轍(부답복철)
청주·청원 통합 3번째 무산

바퀴자국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또 다시 낭패를 볼 수 있다. 부답복철의 교훈을 되새길 때다. 정부가 행정구역 개편을 겨냥해 진행했던 청주·청원 3차 통합 추진마저도 실패로 끝났다. 청주·청원의 양 지역단체가 지난해 9월 행정안전부에 통합건의서를 제출하면서 통합의 불씨가 살아났지만 청원군의회가 2월19일 만장일치로 청주시와의 통합에 반대하며 자율통합이 결국 실패로 막을 내렸다.

행정안전부는 통합 시에 2523억원의 인센티브 지원과 4개 구청 청원설치, 의원동수 구성 등을 약속했지만 군민들을 설득하기에는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다행스러운 것은 6.2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와 당사자인 청주·청원의 수장이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는 것이다. 일단 정쟁에 의한 여론분열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다. 이제 통합방식은 주민주도 하에 원칙과 방향을 갖고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

하석상대(下石上臺)
진실이 궁금한 청주시 재정위기

정말로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었을까? 청주시 예산을 놓고 하석상대 논란이 뜨겁다. 청주시는 순세계 잉여금 등 세입 감소와 지방채 상환에 따른 부담 등으로 재정 운영에 큰 어려움을 맞자 2011년 예산을 올해 당초 예산 1조51억원보다 7.9%(796억원)가 줄어든 9255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를 놓고 일부 시의원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청주시가 2010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예산 1조원 돌파’라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예산을 부풀리거나 도로개설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라며 철저한 규명을 촉구해 왔다. 이들은 당초 올해 예상했던 세입예산 중 순세계 잉여금 782억원, 이자수입 90억원 등이 감소했는데도 민선4기가 대형투자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비판해왔다. 급기야 청주시의원들이 민주당을 주축으로 특위를 구성해 진상조사에 나섰는데, 한나라당 소속 전임 남상우 시장의 4년 예산운영을 뒤집어놓을 기세다. 

竭澤而漁(갈택이어)
정치권·주민갈등 4대강 사업 논란

연못을 말려 고기를 잡으려는 무모한 어부 때문에 나라가 시끄럽다. 갈택이어를 국민 다수가 반대하고 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각종 논란과 갈등은 충북에서도 뜨거운 이슈였다. 특히 4대강 사업의 여야 갈등은 6·2지방선거에서 세종시 원안 추진 등과 함께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며 지방선거 판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방선거 당시 4대강 사업 전면 재검토를 외쳤던 이시종 충북지사는 사실상 4대강 사업 정상 추진을 선언했다. 검토위원회가 결단보다는 지루한 논란을 이끌어가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주민 간 반목만 고조시켰다. 4대강 사업 일환인 저수지 둑 높이기가 진행되는 일부 지역에서 주민갈등을 불러온 것이다. 급기야 12월6일 보은 궁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반대대책위원장이 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다량의 수면제를 삼키는 등 4대강 사업 논란은 내년에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覆水不收(복수불수)
민선 4, 5기 단체장 줄줄이 수난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다. 복수불수는 만고불변의 진리다.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낙선은 곧 끝장이라는 기세로 질주한다. 그러나 낙선보다 무서운 것이 선거법 위반으로 인한 직위상실이다 5~10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민선 4기 동안 도내에서는 김재욱(청원), 박수광(음성), 한용택(옥천), 이향래(보은) 등 군수 4명이 선거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중도에 낙마했다. 그러나 수난은 계속되고 있다. 당선이라는 고개를 넘은 민선5기 지자체장 3명이 기소됐기 때문이다. 우건도 충주시장과 정구복 영동군수, 김동성 단양군수가 잇따라 기소돼 현재 공판이 진행 중이다. 충주의 경우 전·현직 시장이 법정에서 대립함에 따라 공직사회가 양분되는 양상이다. 다른 시군도 주민들이 불안한 시선으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눈앞의 당선을 위해 앞뒤를 재지 않고 행동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재앙을 불러올 수 있고 지역에 큰 손실을 안길 뿐이다.

당랑재후(螳螂在後)
곳간 거덜 내는 잇따른 공직비리

매미에 눈이 먼 사마귀는 뒤에 참새가 있는 것도 모른다. 올 한해는 주민들을 실망시킨 공직비리가 유난히 많았다. 잇속에 눈이 멀어 뒷일은 생각하지 않는 당랑재후의 형국이다.  학교체육 운영과 관련해 허위 납품서류를 꾸며 공금을 빼돌리거나 물품 단가를 부풀리고, 납품한 물품을 다시 반품하는 등의 수법으로 4억6800만원을 챙긴 혐의로 91명이 적발돼 58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교장과 교사, 도교육청 간부, 자치단체 실업팀 감독과 코치, 체육협회 임원 등이 연루된 비리게이트다.

수년간 여객과 화물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정부유가보조금 7억여 원을 빼돌린 20대 영동군청 공무원이 구속됐으며, 물품구입비와 관련한 허위 서류를 꾸며 수백만원씩 금품을 챙긴 청원·청주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되는 등 도내 공무원 비리 사건이 잇따랐다. 혈세로 녹봉을 주는데도 혈세를 탐하는 공직자에게 생선을 맡긴 주민들은 기가 막히다.

傷弓之鳥(상궁지조)
충주 구제역에 축산농가 덜덜

화살에 상처를 입은 새는 그 고통을 쉽사리 잊지 못한다. 상궁지조다. 지난 4월21일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되면서 충북을 포함한 중부지역 축산농가를 바짝 긴장시켰다. 이 돼지농장 주변 우제류 농장에서 의심신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다행히 확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돼지농장 반경 3㎞ 내 우제류 1만2620마리가 영문도 모른 채 떼죽음을 당해야 했다.

다행히 구제역 발생 후 일주일 만에 살처분을 완료한 충주시 등 관계당국의 속전속결 상황수습이 피해확산 차단에 주효했다. 그러나 축제 등 행사가 집중된 봄철에 구제역이 발발하면서 도내 각 시군의 각 시군의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충주의 악몽이 잊힐 만하니 이번엔 경북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경기도로 확산되고 있다. 충북을 피해갔다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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