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원(충북수영연맹 회장)

 고국산천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살다가 이따금 외국에 나가보면 절실히 느낄 때가 있고, 내 고장 충북의 청풍명월의 고귀함은 타향을 여행 후 더욱더 느끼곤 한다.
사랑의 고귀함은 그 사랑이 떠났을 때 간절하며, 적은 돈의 소중함은 모든 재물을 잃었을 때 뼈저리게 느낀다고 한다. 값진 보배를 갖고도 모르고 사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다. 지식은 빌릴 수 있으나 신체는 빌릴 수 없다는 말처럼 우리는 체력을 국력이라는 말로 모든 체육 활동을 중시하며 발전시켜왔다. 특히 충북체육은 인구로나 면적으로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신화를 창조해 왔다. 전국 소년체전 7연패(連覇)의 위업은 그 어느 도도 이룰 수 없었던 충북의 자랑이며, 작년까지 도 대항역전 마라톤 4연패는 도세가 약한 우리에게 큰 기쁨을 안겨다 주었다.

스포츠야 말로 선한 사람들이 무력이 아닌 기량과 노력으로 이룩하는 통쾌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손기정 선수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이 그러했고 박세리 선수의 골프 또한 우리 체육인들의 가슴에, 온 국민들의 한을 풀어준 역사적인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제 85회 전국체육대회가 10월 8일부터 7일간에 걸쳐 청주를 비롯한 도내 일원에서 개최된다. 이어 다음해에는 전국소년체전과 장애인체전이 열리는 그야말로 국민 체육 축전이다. 내 어릴 적 체전은 무척 성대하고 국민 모두의 관심사였던 것으로 기억되나 지금은 프로야구, 축구, 골프 등 프로스포츠와 월드컵과 같은 세계화에 발맞추어 그 의미가 희석되었음을 부인 할 수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국민의 혈세로 치러지는 체전이니 만큼 이는 단연 국민모두의 축전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비용이 쓰여 지는 만큼 우리 국민에게 효과적 역할을 하고 있는지, 연구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는 스포츠가 생활화되기 전 관 주도적 국민 참여와 동원행사로 국민화합과 결집을 위한 중앙집권적 사고의 행사였으며 이는 1등 최고주의와 필승의 기백을 앞세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승리추구로 지역간 경쟁을 유발하고 지역감정을 조장시키는 역할을 해왔다고 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전통이라는 미명아래 나쁜 세습의 굴레를 씌우고 발전이라는 구실 하에 숭고한 조국 혼을 그르치는 누를지는 않았는지 반문해봐야겠다. 순수한 올림픽정신은 참여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라톤에서 기권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꼴찌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념이 다른 국가와의 시합도 아닌 우리들끼리의 체전에서 어디에 사느냐가 뭐 그리 대단한 것 인가. 우리는 모두 조국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화합해야 할 한민족, 한겨레인 것이다. 지나치게 메달을 세는, 어디에 사느냐를 묻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젠 85회라는 횟수만을 자랑하는 체전이 아닌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충북체전이 되어야 할 것이다.또한 선수들만의 체전, 체육인들만의 체전이 아닌 국민모두의 체전, 충북인 모두의 참여 속에 치러지는 체전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며 손님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양보하는 양반의 고장, 으뜸 충북인 다운 친절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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