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음성군 계획 밝힌 지 두달째 ‘감감’… 운영형태·사업내용 등 궁금증만

삼성그룹이 음성군 지역에서 펼치겠다며 다문화지원 사업구상(가칭 글로벌투게더)을 밝힌 지 50여 일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사업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6일 이창렬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이 서초동 다목적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회 취약계층의 자활 지원 일환으로 약 200억원을 투자해 향후 3년 동안 7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음성지역에는 다문화가족의 적응, 교육, 소통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삼성그룹과 음성군이 다문화지원 사회적기업 설립 계획을 발표한 후 구체적인 사업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업에 대한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대한적십자봉사회 음성지구협의회에서 새터민들에게 희망과 긍지를 심어주기 위한 ‘새터민과 함께하는 주말농장’ 작업 모습.
그러나 삼성그룹과 음성군은 기존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의 관계 설정과 사업형태, 운영조직 구성, 사무소 입지 선정, 사업내용 결정 등 여러 문제를 놓고 매주 수요일 그룹 관계자는 군을 방문해 협의를 계속하면서도 언론과의 접촉은 회피하고 있다.

일단 음성군은 여성단체협의회(회장 유기향)에 위탁 운영해 오고 있던 음성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운영권을 회수해 삼성그룹과 새롭게 출발하도록 대표자들과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한 사회적 기업이 전국 첫 시범 사업인 만큼 음성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것은 물론 전국의 수범 사례가 될 수 있는 사업형태와 사업내용이 도출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 피하며 관계자 협의만

현재 충북에는 다문화가정이 6000여 세대에 가깝고 그 중 음성군에 570여 세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군의 경우 지리적 특성과 산업적 분포의 차이에 따라 감우재를 기점으로 인구분포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다문화가족 또한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다문화가족지원세터 위치를 음성읍 지역보다 금왕읍 지역 부근에 다문화 가족들이 훨씬 더 많이 거주하고 있는 실정(본보 8월12일자 참조)을 반영해 센터의 이용률을 높여야 된다는 목소리다.

그럼으로써 다문화가족들의 참여율도 높일 수 있고 예산투입 대비 효율성도 제고 될 수 있다는 게 관련 공무원들의 목소리다. 시설의 접근성이 좋으면 센터가 자연스럽게 다문화가족들의 쉼터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하나 지적되고 있는 것은 행사를 위한 행사 보다는 결혼 이주민 당사자들은 물론 한국인 남편과 자녀들, 같은 나라 출신의 외국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많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 정책이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지만 지속적인 국가적 지원 속에 전국 159개소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한 다양한 사업이 실시되면서 결혼이주민이 국민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은 이제 상식이 되어가고 있는 수준이다.

탈북주민도 포함돼야

하지만 한 민족인 북한이탈주민(새터민)의 정착은 결혼이주민들 보다 더욱 어려운 실정이고 일부는 남한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직업을 전전하고 타락하는 안타까운 실태가 보도 되는 것을 종종 접하게 된다.
탈북이주민도 2만 명을 넘어섰다. 충북의 경우 520여 세대의 북한이탈주민이 주민등록을 옮겨와 거주하고 있고 음성군의 경우 보안 관계로 구체적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수십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관계 기관은 밝히고 있다.

겉모습은 일반 주민들과 다르지 않지만 언어습관, 신변안전, 직업정착, 건강쇠약 등의 문제에 봉착돼 있어 심리적으로 결혼 이주민들보다 더욱 어려운 처지라는 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들은 법률에 따라 정착지원 시설(하나원)에서 1년 이내, 거주지에서 5년의 보호 기간을 거쳐서 남한생활에 적응해야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2년 내에 직업을 찾지 못하면 생계지원금도 지원받지 못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직업을 찾지 못한 일부 탈북 주민들이 의사와 짜고 허위 진단서 발급을 받아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생계지원금을 받아오다 적발되는 사건도 빚어지고 있다.

음성군에는 탈북 여성들이 모여 운영하는 찻집(다방)도 복수로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소를 타 지역에 두고 들어와 ‘사업’에 손을 댄 이들이 “직업을 가졌지만 적응하지 못했다. 오죽하면 이 장사를 하겠냐”고 쏟아내는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군 내 탈북이주민을 위한 지원 봉사는 음성경찰서를 통한 대한적십자봉사회 음성지구협의회(회장 최승수)의 ‘새터민 한가족 사랑의 결연식’, ‘새터민과 함께하는 주말농장’이 진행되고 있어 그 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전하면서 심리적 안정을 돕고 있는 수준이다.

삼성그룹과 음성군이 모색하고 있는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한 사회적 기업 혹은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명칭이야 어떻든 대기업과 지자체 간에 이루어지는 전국 첫 시범 사업인 만큼 음성군의 특성을 살리고 탈북이주민까지 품어낼 수 있는 음성군다문화-글로벌투게더 개념의 사업으로 성공해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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