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와 첨단에 산다’- KT 보은위성센터
본 명칭은 금산위성통신국 보은 분국 85년 설립

최근 명칭이 ‘KT 기간망본부 국제망 운영국 보은위성통신센터’로 바뀐 보은위성지구국(위성센터)은 보안시설인 관계로 취재를 위한 섭외과정에서부터 여러 단계의  보안절차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보은 위성센터는 의외로 일반인의 접근이 쉬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물리적 접근의 용이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육안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에 자리잡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보은 위성센터는 기존의 국도보다 더 가깝게 턱밑을 가로지르는 보은∼상주간 고속도로(현재 공사가 한창이다)에 자신의 존재를 거의 나신(裸身)으로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KT(옛 한국통신)가 관리·운영하고 있는 보은 위성센터는 겉모습부터  이곳이 위성을 통해 세계 모든 나라들과 통신을 가능케  해주는 최첨단 통신기지임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었다.

직경 32m짜리 접시 안테나

그 역할은 단연 어마어마한 크기의 초대형 접시 안테나가 맡고 있었다. 40 여명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는 보은위성센터의 한 관계자는 “이곳에서 가장 큰  접시 안테나(일명 파라볼라 안테나)는 직경이 무려 32m 짜리가  2개나 있고 이것보다 작은 안테나는 5개가 있다”고 소개했다. 권희문 위성전송과장은  “일반적으로 접시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파라볼라 안테나로 불리는 위성통신 안테나는 프랑스인 카세그레인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해서 이곳에선 ‘카세그레인 안테나’라는 전문용어를 사용한다”고 귀띔했다.

장영규 보은위성통신센터장은 “안테나 1개마다 전담하는 위성통신이 있는데 보은위성센터에서 커버하는 위성은 태평양과 인도양 상공의 정지궤도에 떠 있는 위성들에  정조준돼 있다”며 “이 때문에 안테나 한 개마다 작은 지구국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통신센터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현장에 접근한 직경 32m짜리  파라볼라 안테나는 정말 위용이 대단했다. 무게만 250t에 안테나의 면적만 250평이나 된다는 설명은 말문을 닫게 만들었다. “32m짜리 안테나의 진하게크기는 야구장의 내야수 에어리어  면적과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 크기를 쉽게 어림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안테나 눈 치우는 것도 큰 일

이 때문에 위성센터 사람들은 겨울철에 눈만 오면 초비상  상태가 된다고 한다. 통신위성과 기가대의 전파로 송수신하는 까닭에 전파 산란은  금물인데 눈이 쌓이거나 쌓인 눈이  얼어 결빙될 경우 전파산란이 심해지기 때문에 제설작업을 제때하지 않으면 고가의 장비가  무용지물이 되는 때문이다.

이들은 물을 분사해서 눈을 치운 뒤 결빙을 막는데 애를 먹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 방법이외에 효과적인 제설방법을 찾아내지 못해 고민이 크다고 했다.

안테나마다 전담 위성있어

보은위성통신센터가 커버하는 위성은 미주지역을  포괄하는 태평양상 인텔샛과  유럽지역을 맡는 인도양상 통신위성로 앞서 설명했듯 각  안테나들은 이들 위성과 1대1로 각각  맞춰져 있다. 안테나 1개당 전담 위성이 있는 것이다. “통신위성은 지구의 자전 속도와 같이 돌아야만 합니다.  이것을 지상에서 보면 통신위성은 상공의  한   지점에서  항상   정지해  있는   것처롬  보이게   됩니다.  소위  정지궤도(Geosynchronous orbit)에 통신위성이 있기  때문인데, 정지궤도가 지상에서 3만  5000km에 있다고 해서 우리는 흔히 9만리 상공이라고  합니다.”

하늘에 안보이는 정보고속도로들이 ‘쫙’

1985년 609회선으로 개국한 보은위성센터는 현재  7개 지구국(위성 1개가 1개  지구국이 된다) 에 1446회선으로 대폭 장비와 기능이  확대됐다. “일반 가정의 전화회선과 같은 개념으로 착각하면 안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회선이란 전혀 다른 개념으로, 정보고속도로가 1446개 노선이나 공중에 깔려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겁니다.”

85년 당시 금산지구국에 이어 국내  2번째로 국제통신의 최첨병 시설로 들어선  보은지구국 개국식때. 서슬퍼렇던 전두환 당시 대통령은 헬기를 타고 현장에  참석한 뒤 기념식수를 했는데 그 나무가 아직까지 잘 자라고 있는데, 지구국 사람들은 “당시 전 대통령의 위세가 얼마나 하늘을 찌를 듯 높았는지를 기억한다면 보은위성통신지구국에게 부여됐던 위상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88년 서울 올림픽이나 지난해 월드컵 경기를 해외로 중계할 때 보은지구국을  통해 전파가 발사된 것을 아느냐?”며 과거의 화려했던 때를 회상한 지구국 사람들은  “하지만 옛날의 좋았던 시절은 끝났다”고 했다.

90년대 들어 정보통신의 총아로 떠오른 광케이블에게 국제통신의 지존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보은과 금산통신국이 우리나라의  국제통신을 담당하는 기여도(국제통신 회선 점유율)은 이제 10%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저 광케이블이 없었을 때에는 최첨단  대우받고 근무 아무나 일할 수 없는 곳 자긍심 하늘을 찌를 듯 했는데 그런 자긍심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하지만 경계가 없는 통신전파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에서, 더구나 실시간으로 세계 각국의 위성통신 관계자들과 ‘통신’해야 하는 까닭에 영어 실력 없이는 아무나  근무할 수 없는 ‘특수 지대’라는 점에서 여전히 이곳이 최첨단 프런티어 지대라는 사실은  부동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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