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주연구소 제안 사업비는 전액 삭감… 회원들 “받아들일 수 없다” 반발

제천시 농업기술센터 산하 연구회의 내년도 지원예산이 대폭 삭감돼 해당 연구회원들이 농기센터를 강력 성토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농기센터 산하 6개 연구회는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농기센터 산하 일부 연구회의 신청 예산 전액이 삭감되는 등 시 개청 이래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는 전적으로 농기센터의 나태하고 안일한 행태에서 비롯된 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처사”라고 힐난했다.

▲ 제천시 농업기술센터 산하 민간연구단체의 지원예산안을 시가 대폭 가위질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농기센터의 안일한 행태에 대한 연구회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제천시에 따르면 농기센터는 산하 우리음식연구회와 가양주·생활원예·우리차·천연염색·국화연구회 등 6개 연구회에 대한 내년도 사업 예산을 시에 요청했다. 그러나 우리음식연구회의 사업비용 5000만 원을 비롯해 모든 연구회의 예산이 심의 과정에서 대폭 삭감됐으며, 특히 가양주연구회가 신청한 1억 원은 전액 삭감됐다.

해당 부서장 간 불화설도

가양주연구회의 경우 발효식품 포장재 개발 지원 사업비 4000만 원과 발효식품 전문가 육성 비용 2000만 원, 전통주 시음행사 비용 5000만 원은 물론 경상비 1000만 원까지 모두 삭감당해 회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우리음식연구회 역시 바람직한 한국형 식생활 정착과 전통 식문화의 계승 발전,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향토음식 개발과 상품화 등을 위해 모두 2억 3200만원의 사업비 승인을 요청했지만, 5000만원이 삭감된 1억 8000여만 원만 승인됐다.

뿐만 아니라 6개 연구회가 요청한 행사 참여 비용도 500만 원씩 3000만원이 삭감됐다.
이처럼 극히 이례적으로 민간 연구회의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특정 연구회와 센터 담당, 담당과 해당 부서장 간의 불화도 일정 정도 작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농기센터 산하 한 연구회 관계자는 “농기 센터가 신청한 예산이 전에 없이 대폭적으로 삭감되는 등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됐음에도 시 농기센터는 삭감된 예산의 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예산 삭감 폭이 큰 특정 연구회들의 경우 연구회와 센터 담당 간의 갈등 또는 센터 직원 간의 불화가 주된 원인이라는 뒷말이 무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내년도 사업비 전액이 삭감된 가양주연구회 측은 시 농기센터가 사전에 내년 사업예산에 대해 별다른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예산안을 책정, 시에 제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연구회 한 관계자는 “센터가 시에 관련 예산을 승인 요청할 때까지도 구체적인 내역과 금액을 알지 못했다”며 “해당 연구회가 예산초안을 신청하면, 센터는 연구회와 구체적 협의를 거쳐 잠정 예산안을 확정하고 시에 승인 요청하는 것이 기본임에도 농기센터는 이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협의 생략한 일방적 예산안 확정

이 관계자는 “가양주연구회는 올 국제한방엑스포에서도 자체 주조한 한방주를 시음용으로 제공해 관람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끄는 등 큰 역할을 했고 시도 이 같은 공을 잘 알고 있다”며 “순수한 동호회로 출발한 우리 단체를 지난해 산하 연구회에 편입시키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농기센터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보인 행태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성토했다.

우리음식연구회 측도 이번 예산 파동은 농기센터 측의 오랜 관행인 연구회를 상대로 한 줄세우기에서 기인했다고 보고 이 같은 행태에 강력 대응키로 하는 등 농기센터 산하 연구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제천시 관계자는 “시는 관련 부서가 상정한 예산안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정한다”며 “이번 시 농기센터의 일부 연구회 사업비 삭감도 오직 이 같은 원칙에 따른 결과”라고 적극 해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에 따르면 농기센터 측은 시의 예산 삭감 이후 현재까지 이와 관련해 어떠한 이의나 의견도 개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농기센터의 안일한 행정에 대한 연구회의 질타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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