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노선 상당·사직로 집중, 취약지역 불편은 여전

지난 주말 청주시 상당구 용암2동에서 청원군 옥산면, 그리고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에서 용암2동 구간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많아야 일주일에 한두 번 이용할 뿐인 기자가 이 구간을 시내버스로 오가려니 당장 답답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출발하고 도착할 정류장만 정했을 뿐 몇 번 노선버스가 어느 길로 다니는지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또 버스 시간은 물론 배차간격도 몰랐다.

▲ 청주시내버스 노선은 사직대로와 상당로에 집중돼 있다. 반면 직지대로를 비롯한 일부 지역을 운행하는 노선은 크게 적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용암2동 교동초등학교 정류장에서 출발해 목적지를 청원군 옥산면으로 정했다. 토요일 오후라 덜 복잡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이용객들과 인터뷰도 수월할 것이라 생각했다.

우선 인터넷을 이용해 버스노선과 시간을 확인하고 출발하기로 했다. 청주시청 홈페이지(www.cjcity.net)를 방문해 관련 정보 검색에 나섰다. 하지만 시청 홈페이지 화면 어느 곳에서도 시내버스와 관련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해당 부서(교통행정과)를 찾아 시책자료 등을 뒤져봐도 시내버스 정보를 얻을 수 없었고 메인화면에서 제공하는 생활정보 등 링크 서비스에도 연결돼 있지 않았다. 겨우 찾아낸 곳이 문화관광 메뉴로 들어가 ‘교통/숙박/음식’ 하위 콘텐츠인 교통정보에서 청주시내버스 홈페이지(www.cjbus.or.kr)를 찾을 수 있었다.

차라리 포털사이트 검책창에 ‘청주시내버스’를 입력하면 시내버스홈페이지 뿐 아니라 청주시내버스정보(iq400.nayana.com/bus/)도 함께 검색되니 훨씬 편리하다. 청주시내버스니까 청주시청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여지없이 빗나갔다. 더욱이 ‘문화관광’ 메뉴로 접속해야 한다니 의아할 뿐이었다.

허술한 시내버스 홈페이지

청주시청 홈페이지에서 겨우 찾아낸 청주시내버스 홈페이지도 허탈하기는 마찬가지. 이용해야할 노선번호를 모르는 기자는 출발 정류장과 도착 정류장을 통해 노선번호도 검색하고 시간도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청주시내버스 홈페이지에서는 정류장이나 출발·도착 지역으로 노선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 ‘노선별 시간검색’은 노선번호를 알아야 출발과 중간, 도착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였고 ‘방면별 시간검색’도 기본 틀만 제공하고 있었다.
오히려 시청 홈페이지에 링크돼 있지 않은 청주시내버스정보(iq400.nayana.com/bus/)를 통해 출발·도착지역을 통해 노선을 검색할 수 있었다.

청주시청 홈페이지 접속을 시작으로 20여분 인터넷에 매달리고서야 용암2동에서 옥산면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노선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환승을 하기 가장 좋은 정류장을 찾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옥산방면 노선이 600번대, 그리고 출발지가 흥덕구 분평동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또 충북대 입구에서 공단입구를 거쳐가는 노선이 가장 많다는 정보도 얻었다. 이를 통해 내린 결론은 용암2동에서 조치원행 시내버스를 타고 공단입구에서 내려 옥산행 버스로 환승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었다. 인터넷 검색을 시작해 환승정보까지 확인한 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족히 30분. 

도착 정보 확인·환승 일사천리

30여분 동안 인터넷과 씨름하는 동안 꼬일대로 꼬인 심사는 정류장에 도착하면서 눈 녹듯이 사라졌다. BIT(버스정류장안내기)에 표시된 502번 조치원행 버스 도착시간은 3분 후. 1150원의 잔돈을 챙겨들고(평소 시내버스 이용을 거의 안해 교통카드를 구입 안했음) 숨을 고르는 사이 벌써 502번 버스가 길모퉁이를 돌아오고 있었다. BIT가 안내한 대로 정확히 3분후인 오후 2시 27분에 도착한 것. 또 편안한 좌석버스여서 뒷자리에 편히 눌러 앉을 수도 있었다.

토요일 오후인 탓인지 버스승객은 10명에 불과했다. 또한 내리는 승객도 타려는 승객도 없어 버스는 덕성그린아파트를 시작으로 형석, 현대3차아파트 까지 세 정류장을 그대로 지나쳐 원봉초등학교에서 1명을 태웠다. 또한 강변뜨란채, 영운동주민센터, 금석교, 석교동 정류장도 타고내리는 손님이 전무. 육거리 정류장에서야 시장 보따리를 든 초로의 할머니 두 분을 포함해 3명이 버스에 탔을 뿐이다. 택시 만큼이나 빠른 시간에 육거리를 거쳐 도청에 이른 버스는 성안길과 롯데영플라자 이용 차량으로 1차로가 막히자 2차로를 달려 상당공원 앞에서 불법 좌회전을 하는 과감함도 보여줬다. 도청까지 오는 동안 여섯 정류장이나 정차하지 않고 지나친 것을 감안하면 난폭에 가까운 운전은 시간부족 때문이 아닌 게 분명했다.
하지만 승객 누구하나 눈살을 찌푸리거나 불평하지 않는 것은 과감히 좌회전을 감행(?)한 것 만큼 시간도 단축된다는 무언의 공감 때문일 것이다.

1차 목적지인 공단입구에 내린 시간은 오후 2시 53분. 용암2동 교동초등학교에서 공단입구까지 시내버스로 걸린 시간은 26분에 불과했다.

▲ 무료환승은 물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도 시내버스 도착정보가 제공되는 등 편의성이 높아가고 있지만 정작 이용객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7분후 도착’ 휴대전화 SMS도 정확

공단입구 정류장 BIT에서 확인한 611번 옥산행 버스는 9분후 도착. 기다리는 동안 휴대전화 SMS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정류장 한쪽에 승강장번호가 ‘1922’로 표시돼 있고 ‘013-3366-0600’번으로 ‘노선번호#승강장번호’를 입력해 문자로 보내면 도착정보를 제공한다는 안내도 있었다. 안내에 따라 문자를 보낸 몇 초 뒤 답문이 도착했다. ‘산업단지입구 노선번호 611번 6번째 전 승강장에서 약 7분후 도착예정’. 이 안내대로 정말 3시 3분에 정확히 버스가 도착했다.

여기부터 청원군 옥산면 까지 가는 길도 거침없었다. 면 소재지에 도착한 시간은 3시 34분.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쳐 용암동에서 청원군 옥산면까지 1시간 남짓 걸렸다.
용암동에서 청원군 옥산면을 잇는 버스노선은 청주시내에서도 가장 활성화된 구간이다. 용암동의 경우 동부종점과 우진교통 차고지가 인접해 있어 시내버스 최고 수혜지로 꼽히고 있으며 용암동에서 상당공원에 이르는 상당로와 다시 이곳에서 공단입구까지 사직로도 전체 버스 노선의 절반 이상이 밀집돼 있는 중복노선 구간이다.

때문에 버스 배차가 뜸한 토요일 오후였음에도 용암동에서 3분, 공단입구에서 불과 9분을 기다려 옥산행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시외구간만도 못한 시내노선
20분 기다려 승차, 돌고 돌아 목적지까지 짜증

다음날 오후 이번에는 시내노선을 이용하기 위해 버스를 탔다.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삼성아파트 앞에서 용암2동을 찾아가기로 했다.

용암동~옥산 구간처럼 이 노선도 환승할 수밖에 없어 버스가 많은 사직로나 상당로 어느쪽이든 빨리 도착하는 버스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봉명동을 거쳐 사창동 쪽 사직로로 가도 좋고 반대로 내덕동을 통해 상당로에 내려도 상관 없는 상황. 어느쪽이든 버스에 오르기만 하면 환승은 대기시간 없이 곧바로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사창사거리에서 6분 기다려 용암1·2지구행 버스를 탔으니 결과적으로 생각은 맞았다.

문제는 신봉동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20분이 넘었다는 것. 10여분 만에 버스한대가 도착했지만 농수산물도매시장 앞을 거쳐 봉명지구로 우회하는 노선이어서 포기하고 다음 버스를 기다린게 화근이었다.

일찌감치 나와 버스를 기다리던 한 주민은 “버스를 기다리다 포기하고 흥덕대교 사거리까지 걸어간 적도 있다. 출퇴근 시간엔 괜찮지만 낮 시간에는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 불편하다. 2~3명이 함께 이용하게 되는 때에는 택시를 이용해 노선이 많은 정류장까지 간 뒤 버스를 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신봉동에서 용암동까지 걸린 시간은 전날 옥산면을 찾아간 시간에 육박하는 50여분. 시간은 10여분 덜 걸렸지만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3배나 더 길었다.
이 구간은 상당로나 사직로에 비해 노선이 많지 않아 그만큼 배차시간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청주시가 ‘시내버스 노선안내’ 책자에 수록한 49개 주요 노선도를 분석한 결과 충북대 입구~상당공원 구간의 사직로를 운행하는 노선은 17개인데 비해 직지대로 솔밭공원~상당구청 구간을 운행하는 노선은 고작 2개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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